<이사>, 타고 남은 것은 추억이 되어 한 손에

2025. 07. 31

by UJUU

이사 お引越し (1993)

감독: 소마이 신지

출연: 타바타 토모코, 사쿠라다 준코 등

상영 시간: 125분


태풍 클럽 이후 두 번째로 본 소마이 신지 감독의 영화다. 태풍 클럽은 비 오던 날 독립영화관에서 봤고, 이사는 여름날 후덥지근한 영화관에서 보았는데 신기하게도 둘 다 맞아떨어져서 기분이 좋았다.

사실 태풍 클럽은 지금 생각해도 미묘한, 하지만 절대 싫다고는 말할 수 없는 영화인데 이사는 확실히 싫지 않다, 보다는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성장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회사에서의 스몰토크 중에 이사를 보러 간다고 했더니 어떤 내용인데요? 하는 질문을 받았다. 이번에도 역시 정보를 거의 찾아보지 않았기에 잠시 고민하다 성장에 관한 영화예요.라고 대답했다.

내가 어린아이 일 때 세상은 너무 빨리 돌아가고, 나에게 아무것도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조금 자랐다고 무언가를 미리 알게 되는 세상은 되지 않았다. 늘 잘 모르겠다면 아무리 자라도 계속 어린아이인 걸까?




버릴 이삿짐도 태우고, 알코올램프로 교실을 태우고, 아래 서있는 사람들에게 물을 끼얹으면서도 볏짚을 태운다. 한 손에 남을 만큼만 추억을 남기려면 지난 것은 태워버리고 남을 것만 주워 담아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



좋았던 장면


렌이 문을 걸어 잠그는 장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렌이 짐을 쌀 때부터 알록달록한 원피스가 예뻐서 눈여겨보고 있었다. 나즈나가 와카코에게 결혼은 쉽게 해선 안돼,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와카코가 렌과 비슷한 원피스를 입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어린 렌이었던 나즈나가, 또 다른 어린 렌이었던 와카코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렌의 기린 인형을 받지 못하는 켄이치의 모습을 계단 아래에서 잡은 장면도 정말 좋았다.

마지막 시퀀스는 말할 것도 없다. 어디 가니? 미래예요! 하고 달리면서 미래로 가는 모습이 너무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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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즈나


이 영화를 나는 렌의 이야기보단 나즈나의 이야기라고 기억할 것 같다. 그래서 사실 렌 위주로 흐르는 후반부보다는 전반이 훨씬 좋았다. 렌의 밤 동안에도 렌을 찾아다니고 있을 나즈나를 계속 떠올렸다.

보면서 세 번 울었는데, 첫 번째는 잠긴 문 앞에 담배만 겨우 들고 있는 나즈나를 보았을 때, 세 번째는 기차에서 렌과 나즈나가 마주 보고 노래 부를 때였다.

분명 나는 나즈나의 경험은 없고 오히려 렌에 가까운 기억이 더욱 생생하지만 나즈나의 나이에 더 가까워져서 그런 걸까? 오히려 아주 어른이 되어서 보면 다시 어린 날의 나를 그리며 렌에 몰입할지도 모르겠다.

켄이치(진짜 별로다)가 다시 합치자느니 할 때 나즈나의 미래를 위해서 부디 합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면서도 한쪽으로는 다시 돌아가야 나즈나에게 행복할까 고민도 했다. 어찌 되었든 좋은 길을 찾았기를 바란다. 어른이 되는 소녀들이 모두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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