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중순. 곡기를 끊게 되었다. 벌써 두 달 보름 정도 된 것 같다. 중간에 한 달 정도는 음식물을 씹고 뱉기도 했다. 현재 몸무게가 29킬로가 되었다. 오랫동안 굶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마 잘 모를 것이다.
한데 2022년. 풍요로운 한국에서 배가 너무 고프다니… 싶겠다. TV만 켜면 먹방으로 뒤덮여서 채널을 돌리기가 힘들 정도다. 그러다 종교 채널로 돌리면 굶주린 생명체들의 영상에 가슴이 아프다.
아프가니스탄에는 밥을 먹을 수 없어서 장기를 파는 이들, 후원이 끊긴 세계 여러 곳의 난민들, 비닐봉지에 묶여서 플라스틱 때문에 굶어 죽어가는 아기 거북이와 돌고래들… 그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고작 7000원에서 몇만 원쯤 기부하는 것뿐이라니… 어쩌면 굶어 죽어가는 것을 이렇게라도 함께 느끼는 게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무언가 잘못되어 있는데, 그저 시류에 따라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느낌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했는데… 행동할 수 있는 이들이 행동하지 않는 시대가 무섭다. 부디 몹시 공감하는 당신이길… 진정 자신과 세상을 사랑하고 도울 수 있는 당신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