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정말 딸바보다. 노년의 운동은 밥 먹는 것보다 중요하기에, 또 아픈 자식을 가진 이는 더 건강해야 하기에 매일 집을 나서지만, 집 주위를 떠나지 못한다. 전화하면 달려올 수 있는 5-10분 거리 내 항상 있다.
불 끄고 잠들지 못하고, 불안증이 심한 내 곁에 앉은 아빠에게 “아빠… 클레멘타인이 어떻게 부르는 거지?!” 그러면 가사가 생각이 나면 생각나는 대로 아닌 부분은 허밍으로 최선을 다해 내손을 살포시 잡고 불러준다. 아빠의 노래는 블랙홀에 빠질까 두려워 잠들지 못하는 내가 잠들 수 있게 한다.
우리 아빠는 책도 잘 읽어준다. 아프고 나서부터… 그리고 눈이 잘 안 보이고부터는 그 빈도가 점점 잦아졌다. 때론 내가 쓴 내 책도 아빠가 읽어준다. 이번에는 책 대신 브런치에 내 글에 달린 댓글을 읽어달라고 했다. 글을 써준 이, 댓글의 내용 하나하나 다정하게 읽어주셨다.
잘 보이지 않는 눈에서도 눈물은 나는구나... 눈물이 코 뒤를 따라 보이지 않게 조용히 솟았다가 속으로 콸콸 흘러내렸다. 울면 숨쉬기가 더 힘들기에 늘 울지 않으려 이를 앙물지만, 세상엔 참을 수 없는 일이 아주 아주 많다.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는 코로나 18이나 전쟁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들처럼… 그런 순간에 아빠가 모르는 척 대신 울어주었다.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사랑을 느끼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사함을 느꼈다. 댓글을 써주신 분들의 사랑에 그것을 읽어주는 아빠의 사랑이 더해져 다시 한번 감사과 사랑 속에서 어쩔 줄 몰라했다. 우린 물리적으로 만나지 못하지만 내 기분은 우리의 영혼이 서로를 껴안고 다독여주는 느낌이었다.
나도 모르게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되뇌었다. 아름다운 색으로 다채롭게 빛나는 고운이들의 사랑에 내 마음에 감사함이 흘러넘쳤다. 이 아름다운 마음과 사랑을 모아 특별 박스에 넣어서 세상의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줄 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네주신 용기, 응원, 기도, 사랑의 글들이 너무 예뻐서 꿀꺽 삼켜버린 욕심쟁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 반짝반짝 빛나는 당신의 사랑이 세상 곳곳에 점점 퍼져나가길… 내 부모의 사랑이 나를 지키는 것처럼 우리의 사랑이 세상 여러 힘든 이들을 품어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밍갱, 이번이 마지막이야… ‘하며 온 마음과 힘을 모아 쓰는 글이 자꾸만 마지막이 아니게 된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벌써 그리워 당신의 영혼에 머리를 기대고 얼굴을 비비며 깍지 낀 손을 놓지 않으려 애쓰는 나의 영혼을 본다. 이렇게 소중한 거였는데 말이다… 사랑한다. 허나 제발… 이 반복적인 고통이 이제 그쳤으면… 간절히 기도드린다. 주님, 도와주세요. 이제 그만 데려가주세요…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