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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garden Jun 13. 2022

호스피스 병동에서 첫째 날

불평불만하는 영혼이기에 부끄럽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일반 병동에서 호스피스 병동으로 이동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및 심사 등 절차가 있다고 하셨다. 한데 나는 2020년 6월에 작성하고 온라인 등록해둔 이유로 운좋게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 거짓말같이 남몰래 눈물이 찔끔 났다. 그건 어쩌면 나보다 어린애같이 우는 엄마 때문일지도호스피스 병동은 자리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사람들이 기피해서 그런걸까…?


편견을 갖지 않고 본 호스피스 병동은 밝고 깨끗했다. 호스피스 관련 구체적 상담도 했다. 오늘은 권위를 내려놓고 잘 들어주시는 교수님, 친절한 간호사 선생님들, 손발처럼 봉사해주시는 요양보호사님들, 예쁜 사회복지사님, 얼굴이 맑은 환자분 그리고 마기꾼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아직 자세히는 모르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다. 원예, 미술, 만들기 등. 책도 꽤 많았다.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은 조심하고 있지만 평소엔 자원봉사자들이 오셔서 목욕봉사 기타 봉사를 해주시고, 신부님 스님 목사님 등 성직자분들께서 방문해주셔서 기도도 해주신다고 한다.


나처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문득 힘들어도 호스피스 병동에 대해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호스피스 병동은 60일이 지나면 의무적으로 퇴원을 해야 한다고 한다. 앞자리에 계시던 할머니가 며칠 있다가 다른 병원으로 간다고 먼저 인사를 하셨다.)


하지만 나는 다른 곳과 달리 모든 것을 해주려고 하셔서 몸과 마음이 조금 어색하고 불편했다. 나는 무언갈 스스로 하는 게 중요한 사람이기에… 어쩌면 불교에서 말하는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아서 근원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걸까… 하지만 전적인 도움이 필요한 분께는 정말 꼭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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