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만에 잠을 좀 잤다. 기도의 힘이란 대단한 것 같다. 내가 응급실에 입원한 것을 알고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신 것 같다. 그래서 잠을 잘 수 있었던 거라 생각한다. (물론 통증을 조절하는 약을 많이 먹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웰컴 드링크 행사를 했다. 사실 나를 위한 웰컴 드링크 행사는 아니었고, 오전 중에 사회복지사님이 카트를 끌고 오셔서 한 사람 한 사람 대화도 나누며 마시고 싶어 하는 음료를 만들어주셨다. 커피콩을 직접 갈기를 원하는 분은 커피 만들기 체험같이 경험할 수도 있게 해 주었다.
호스피스 병동에선 무기력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할 거리를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아주 최소한의 시간표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누가 이런 생각을 한 걸까? 모든 사람은 할 일이 간절히 필요하고, 그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존재감을 느끼는 것 같다. 최소한의 시간표는 나를 살짝 긴장하게 했다. 이곳 구성원으로 꼭 해야 할 것 같은 느낌.
솔직히 나도 통증이 없을 땐 너무나 간절히 무언가 하고 싶다.
그게 살아있는 것 아닐까?
* 저는 이렇게 글을 쓰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한데 이것 말고도 제가 할 수 있는 도움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적당히 염려하고 적당히 봉사한 자신을 후회했었어요. 그만큼 간절하지 않았던 나. 그러나 신은 너무나 간절하고 응급하게 두 개만 있으면 하나는 나누라고 하셨더라고요… 이런 상황에 처한 저라도 아직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신이 허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열정적으로 살다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