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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garden Jun 15. 2022

호스피스 병동, 셋째 날

할머니 한 분이 다른 병원으로 가셨다. 아드님을 보시더니 너무 좋아하셨다. 말을 거의 못 하는 분이셨는데, 눈으로 바라만 보고 있어도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느껴졌다. 표현할 수 있을 때, 말할 수 있을 때, 아낌없이 사랑을 나눠야 한다는데 확신이 들었다.


새벽에 잠을 잘 못 잤다. 그러나 일희일비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복지사님은 ‘죽어가는 준비’는 매일매일 하는 것이라고 말해주셨고, 보호사님은 조금 이기적으로 느껴져도 ‘오직 나만 생각하는 하루’를 보내라고 그거면 충분하다고 하셨다.


오늘은 원예(?) 프로그램, 화병에 꽃꽂이를 했다. 난생처음 해보는 꽃꽂이. 국화꽃 향기를 맡을 수 있어 감사했다. 길이에 맞춰 아랫동을 자르고, 꽃님 얼굴이 잘 보이게 배열한다.

화병에 꽂기 위해 자르는 게 속상했지만, 버려질뻔한 작은 꽃들을 모아 작은 컵에 담았다.


통증을 버틸  시간에는

<죽음을 배우는 시간(김현아, 의사)>

- 병원에서 알려주지 않는 슬기롭게 죽는  

이라는 책을 부분 부분 읽었다. 죽음 관련 우리의 현실에 대해서 너무나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있었다. 생각할게 많아 놀라웠다. 그녀의 논리에 수긍하면서도,  정도의 용기를   있으려면 삶에 얼마나  내공이 있어야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집에서 죽는게 가능한걸까… (요즘은 인지력도 떨어지고 대충 부분 부분 읽어서 오해가 없으려면 직접 읽어보시는게 좋을  같다.)

(관련 유튜브)

https://youtu.be/-l1zAbl8BVo ​

(추천 참고 도서 하나 더)

삶의 마지막 여정을 위한 가이드


평소 하루를 두배로 늘려서 살던 내게 습관처럼 하루가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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