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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garden Jun 15. 2022

먼데 있는 타인의 고통

때로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에 잘 귀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관심은 있어도 공감하긴 어려운 까닭일지도 모른다. 아마 내가 무슨 심정으로 이 글들을 쓰고 있는지도 모를 것 같다…


지속성 통증을 관리하기 위해 패치를 붙인 첫째날은 하루 종일 잠만 잔다. 우선 하루 종일 자는 것도 정말 힘들다. 체력은  나빠지고, 통증 부위는 계속 힘을 받기에 욕창도 생기기 쉽고. 반면 패치를 붙인 2-3일째는 약기운이 계속 떨어지니까 다시 통증이다. 안타깝게도 약에 취해 계속 자느냐 혹은 아픔이다.


급박한 암성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매일 한두 시간마다 마약성 진통제를 먹어야 하고, 그 부작용에 장이 꼬이고, 소변이 막히고, 상상할 수 없을 리만치 강한 힘으로 내장이 터질 것 같은…

그마저도 운이 나쁘면 진통제도 안 들어 칼로 살을 파내는 것 같은 암성 통증도 안 잡히고, 부작용은 더 커진다. 처음 방광에서 시작된 문제가 조금씩 타고 올라와 이제 식도도 음식을 거부하고, 위장을 포함한 모든 내장 근육들도 딱딱하게 굳은 것 같다. 마약성 진통제를 먹으면 반드시 오는 필연이라고 한다. 합병증. 그렇게 경화되어 죽어가는거라고… 게다가 이런 통증의 양상도 병의 진행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척추 전이로 편히 걸을 수도 없고, 음식도 못 먹는 처지인 데다, 몸을 이리 둬도 저리 둬도 숨도 가쁘고 불편하고…

모든 자유와 선택권을 잃었기에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었던 삶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어떻게 하면 가족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만 생각하게 되는…


이런 내게… 어떻게 웃으면서 살라 말할 수 있을까… 정말… 자신이 이런 절절한 고통 아래에 있어도 그럴까…


주님, 전 사실 꽃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아요. 오늘도 저에게 정녕 자비를 베푸시지 않으실 건가요… 제 고통이 안들리십니까… 그만하면 잘했다. 이제 그만해도 된다며 두려움없이 데려가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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