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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garden Jun 21. 2022

쟈 무서블끼비? 할머니…?

 앞자리 할머니는 여느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간섭? 잔소리? 하신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거나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것에 관해 가능하면  코멘트를 달려고 하신다. 당연하게도 그게 자연스러운 공간이라고 생각하기에  별말하지 않는다. 사실 할머니의 사투리를  알아들을 때도 있고, 매일 구토로 고생하는 할머니에게  정도쯤은 주고받을  있는 작은 오지랖이라고 생각하기에


한데 내가 밥을 먹는 것에 관해서 만큼은 말을  더했으면 좋겠는데,  끼니마다  번씩 말을 더하신다. 그거 먹어서 어떻게 사냐그렇게  먹으니 나올  없는  아니겠냐비슷비슷한 말을 여러 가지로 돌려서 말한다. 근데 이건 너무 속상한 말로먹기 싫어서  먹는  아니라 먹으면 구역질과 메스꺼움을 경험 했었고,  고통도 만만치 않기에 그런다. 게다가 실제로 삼켜지지 않는 경험, 오랜 기간의 단식으로 소화의 어려움 등으로  먹는 거지  먹는다고 끼니마다 들을 상황은 아니니까 말이다. (할머니는 토하더라도 먹어야한다는 주의)


며칠 즈음  귀로 듣고  귀로  넘기다가 너무 서운하고 속상해서 그만 짜증을 내는 일이 발생했다. ‘할머니, 그만  말씀하세요.  먹기 싫어서 그러는  아니라 먹고 싶은데 너무 힘들어서 어쩔  없어서 그러는 거라고요.’  그랬어야 했는데어쩌다  말해버린 거다. 마음 부채감으로 송구했다. (그럴만했다, 이해한다, 괜찮다 그런 말씀  하셔도 돼요~ ㅎㅎ)


 먹다 함께 들어간 가스가 나오지 않아 불편한 것처럼 지내다 다음  오후, 나는 여느 날처럼 얕은 수면, 통증, 약의 로테이션을 거치고 있었다.  전에 휴게실에 가신 할머니가 금방 돌아오셨다. 보호사님 말로는 ‘병실에  혼자 놔두면 무서블끼비 자신이 같이 있어줘야 하신다 어서 돌아가자셨다고. 문득 울컥하며 세상의 할머니들은  비슷비슷한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툴툴대던 어제의 나를 잊고, 나 무서울까 봐 걱정하는 할머니… 고마워요… 밤에 잠잘 때도 “쟈 무서블끼비 불 안 꺼도 된다”라고 말하는 할머니… 고마워요… 세상에 넘치는 사랑을 선물하시는 모든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기도드립니다.


보호사님의 관심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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