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호스피스는 엄청난 것들을, 때론 무시무시한(?) 진실을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느낀 것들에 대해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내가 있는 곳이 여자 병실이기에 할머니들이 주로 있다. 며칠을 상간으로 정반대의 부부를 볼 수 있었다. 두 분 다 할머니가 입원을 하셨고, 보호자가 남편분이셨다. 남편 두 분의 성향은 완전히 정반대.
한분은 보호사들이 쉬쉬하며 하시는 말씀이 ‘할머니 마음 꽤나 아프게 했을 것 같다’는 유형… 무척 참신하게도(?) 임종실에 가서도 유쾌하게 스무 살처럼 와이프의 이름을 부르고, 젊었을 때 함께 불렀을 법한 노래를 불러주는 분이셨다. 혼자 식사도 잘하셨다.
다른 한분은 지극정성으로 할머니를 간호하셨다. 모든 밥과 약을 다 먹여주시고, 할머니가 남긴 식사를 드셨다. 할머니가 아픈 것을 너무 속상해하시고 얼굴을 비비고 늘 손을 잡아주셨다. 대부분 보호사들은 이 분을 너무 멋있게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할아버지 두 분 다 늘 병원에 있을 수 없어 며칠씩 병원을 떠나는 날이 있었다. 두 분께서 다녀오마하고 말씀하시면 전자 할머니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듯이 보였고, 후자 할머니는 굉장히 불안해 보였다. (물론 이 부분은 오해일 수 있다. )
다양한 모습의 사랑으로 연결되었을 내 사람이었던 이. 평생을 함께 살아온 반쪽. 동반자. 어떤 모습의 그였더라도, 그저 산 사람은 살아야 하기에 헤어져야 한다는 것, 서로를 떠날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 그도… 그리고 그녀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