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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garden Jul 21. 2022

통증에 대해 말해 볼게요.

말기암환자가 늘 아프다고 말하는 이유

암성 통증의 경우 사람마다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의 통증에 대해서 설명해 보려고 한다.


일반적으로 암성 통증에는 지속적인 통증과 급발적인 통증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마약성 진통제는 보통 두 가지 종류를 병행한다.

나의 경우는 지속적 통증을 위해서 3일에 한 번씩 붙이는 펜타닐 패치를 쓰고, 급발적인 통증을 위해서는 아이알코돈을 쓴다. 급발 통증약은 하루에 약 4번까지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만약 그 이상이 되면 지속적 통증약의 용량을 올려야 한다. (생각보다 마약성 진통제는 다양하지 않아서 나의 경우는 딱 맞는 것을 찾지 못했다. 앱스트랄, 모르핀, 타진, 저니스타 등등. 내겐 효과가 별로 없었다. 아니 어쩌면 너무 오래 써서 내성이 생긴걸지도…)


통증이 왔을 때 급발 통증약을 먹는다고 해서 바로 통증이 가라앉는게 아니라 30분-40분 정도 기다려봐야한다. 괜찮아지면 다행이고, 안되면 다시 한알을 더 먹고 또 기다린다. 괜찮아지기를 바라면서… 누군가는 급발 통증이 오기전에 먹어야한다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는 급발 통증이 없을 때는 먹으면 안된다는 사람도 있다. 둘 다 일리있는 말이다. 그런데 늘 약을 최소한으로 먹고 싶은 나는 가능하면 안먹으려고 한다.


일전에 설명한 것처럼 모든 마약성 진통제는 부작용이 크다. 졸림, 어지러움, 오심, 구토, 변비 등. 여기서 변비는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해서 나는 통증과 변비 중 매번 선택의 기로에 선다. 용량을 올릴수록 그 부작용은 더 크다.


0-10까지 통증 척도로 살펴보면, 평소 항상 4 정도의 통증을 갖고 있다가 갑자기 6으로 올라가면 급발 통증약을 먹는다. 그런데 이게 점점 내성이 생기면 견디기 힘든 통증 지수 7-8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말기암환자는 늘 아프다고 말한다. 내가 9-10이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세상에 분명 내가 경험하지 못한 통증의 강도가 있을 것 같아서이다.


그래서 결국 내가 하루 중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은…

“한번 참아보시다가, 도저히 못 참겠으면 말씀하세요. “ 다. 참다참다 말을 하면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마약성 진통제를 더 먹게 된다. 너무 아프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다.


얼마전 신부님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어머니께서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얼마전에 신부님께 ‘너무~ 아프다 하셨단다. 한데 신부님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 속이 상하면서도 ‘어머니 원래 암이 그렇게 아픈거 아닐까요… ‘하셨던게 마음에 계속 걸리셨다고


어떤 선택을 해도 불편한 것.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것. 설명해도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은 모른다는 것. 이런 것들이 말기암환자의 통증, 외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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