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마르딘에 꼭 가봐야 해, 내가 가본 곳 중 가장 좋았다니까 ]
라는 탓반 쿠르드족 친구들의 추천으로 마르딘에 왔다
마르딘은 산 위에 세워진 도시였다
도착한 건 저녁이 거의 다 된 무렵이었는데
멀리서 보니 산 하나 전체가 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도시의 입구에서 숙소를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으니
정류장에 있던 한 청년이 자기가 가는 방향에 숙소들이 있으니 알려 주겠다고 한다
그 젊은 청년은 여행객이 익숙한 것 같았다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이곳은 아름다운 도시이고 터키에서도 유명한 관광지라며
자기는 마르딘을 정말 사랑한다고 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높은 지대로 올라오자 장관이 펼쳐졌다
마르딘의 야경도 좋았지만 먼 곳에서도 반짝이는 도시들을 볼 수 있었다
[ 아름답지? 저기가 수리에야 ]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 잠시 멍하니 바라봤던 것 같다
[ 아, 시리아 말하는 거야. 영어로 ]
그 친구의 말에 조금 놀랐었다
이전까지는 시리아가 어디에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이제는 눈으로 보일 만큼 가까운 곳에 있다니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어떤 선입견이라도 떠올려 보려고 노력했으나
뇌 속을 다 뒤져도 시리아에 대해서는 도무지 아는 것이 없었다
어쨌든 남쪽 국경 근처까지 온건 확실한 것 같았다
아침을 맞이한 마르딘은 저녁과 매우 다른 모습이었다
도시 여기저기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전체적인 모습은 이상하리 만치 통일되어 있었다
새로운 하나의 질감이 이전의 다른 것들에게 편입되며
천천히 증식하는 산호처럼, 결국 하나의 군락을 이루려는 어떤 경향이
도시 전체에 스며들어 있었다
이제 막 동쪽 지역을 벗어난 지금
선택의 순간에 있었을 때 동쪽으로 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위험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당분간 그럴 일도 없어 보였다
또 이곳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고 여유로웠다
그때 만약 서쪽으로 가기를 선택했다면
내 기억 속에 이곳은 여전히 테러리스트가 들끓는 곳으로 기억됐을 것이고
진실이 어땠는지 결코 알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