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유학생들의 Off The Record
석사 수업이 시작되면서 다시 일상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기 시작했다.
핑계라면 핑계라지만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거주지역에 대한 모험심을 불태우다 보니
녹초가 된 몸을 씻기고 누이는 걸 완료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대견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Fresher's Week를 지나며 인스타그램과 WhatsApp에는 새로운 챗 알람이 계속해서 울렸고
한계를 느낀 소셜 에너지는 부엌에서 가벼운 인사조차 할 수 없는 인간 실어증에 이르렀다.
하지만 석사 중 모두가 가장 활력 있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기간이라고 계산한다면
이 정도 무리는 충분히 감내할만하다고 생각한다.
학사 때와 달리 파티에 참석하기보다는 워크숍과 수업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고
운이 좋게도 한국분들이 많은 기숙사를 배정받아 매일 한식 파티를 하며 건전한 석사의 시작을 열 수 있었다.
+ 재미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해서 덧붙이자면,
귀찮니즘과 더불어 이미 목표였던 조회수 1만과 악플 받기를 달성한 후 무료해진 브런치에 불을 지핀 것도 석사에서 만난 인연 덕분이다.
영국 유학을 준비를 위해 내 브런치를 읽는 사람들은 학사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석사에 속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영국 석사는 1년이라는 짧은 기간과 (글을 쓰는 아직까지는..) 졸업 후 금액을 지불한다면 받을 수 있는 2년-3년 졸업 비자는 굉장히 달콤한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때와 비교해도 한국인 거주율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음을 많이 체감한다.
그러다 보니 학사 때만 해도 한인 소사이어티나 케이팝 동아리가 아니면 찾기 힘들던 한국분들을 이제는 기숙사 안에서 ‘안녕하세요’라고 할 만큼 자주 만난다.
누군가는 유학까지 가서 동포를 찾는 게 과연 유학의 취지와 맞는 것인가를 운운하며 나와는 다른 시야를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나는 굳이 외국에 있음을 한국인들을 피함으로써 느끼고 싶지는 않다.
아무튼, 다시 재미있는 포인트로 돌아가자면 석사를 하며 만난 한국분 중 내 브런치 글을 읽은 (조금 저자의 뽕을 받아서 정의하자면) 독자분을 만났다
기분이 이상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재미만으로 시작한 (싸질렀다고도 종종 표현한다) 유학 이야기를 누군가 읽었고 나의 의견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앞으로의 자신의 미래를 위해 내 글을 참고를 했다는 것이 생각 이상으로 기분이 묘했다.
묘했다, 어쩌면 좋았다가 더 맞는 표현인 거 같다.
직접 만난 건 딱 한 분이기는 했지만, 어쩌면 이런 나의 진정성 있는 후기이자 조언 글들이 누군가에게는 필요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주제넘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좀 더 단순하게, 어쩌면 일기처럼 보일 수도 있는 진행형인 예술 경영 석사 이야기와 코로나와 함께한 우당탕탕 학사 때의 사건사고들을 다시 써보기로 했다.
이전보다는 디테일한 내용들과 사진들을 첨부할 거라 어쩌면 지인들이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이미 얼굴 사진까지 걸어두고 있고 과거에 켕길만한 짓을 한 적도 없으니..
고로 다시 소개를 하자면,
저자는 영국에서 학사를 마치고, 현재 런던에서 예술 경영 석사를 하며 영국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기간에도 영국에서 생존했으며, (주변 사람들도 인정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패시브를 가지고 있어 이 브런치가 결코 지루하지 않을 거다.
물론, 당신의 영국 유학 로망에 색다른 관점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