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는 누군가의 버킷리스트였다

#13 유학생들의 Off The Record

by 이방인A

런던에 살다 보면 근처 가까운 곳으로 여행 가는 일이 종종 있다

그것은 수업에서도 마찬가지로 테이트 모던에 이어 우린 두 번째 필드트립을 떠나게 되었다

이번에 조금 멀리 브라이턴 (Brighton)으로 말이다.


왕복 교통비에 대해서는 학교에 추후에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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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깜찍한 사진기를 가져온 동기.. (미안 내가 사진 잘못 지워서 데이터 다 날렸어)

브라이턴에 있는 Theatre에서 현장 업무와 영국의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현직자분들의 토크쇼를 들었다.


확실히 다른 학교들에 비해 골드스미스는 현장 학습, 토크쇼, 세미나, 다른 강의 청강 등 다양한 활동을 지양해 줘서

이메일만 확인을 잘해도 매주가 풀 일정으로 가득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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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점심시간을 줘서 맛있는 걸 먹으려고 했으나

비가 억수처럼 쏟아져서 하는 수 없이 가장 가까운 피시 앤 칩스를 가게에 들어왔다.


다행히 브라이턴은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이라 나름(?) 유명 음식이라고 해서 생각보다 만족스럽게 점심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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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트립은 하루동안만 진행되는 거라 원하는 학생의 경우 1박 여행을 하고 오라는 추천을 받았는데,

그 말에 이 여행 기회를 포기할 한국인들이 아니기 때문에 낭만 있는 다락방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다.


브라이턴의 시티뷰가 한눈에 보이는 숙소라 정말 아름다웠지만

다락방 + 집주인 이사 준비 이슈로 여러 부분에서 불편함과 함께하는 숙소였다.


하지만 수업이 끝나고 여행 시작이라는 설렘 속에 뭔들 중요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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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다락방에 옹기종기 모여 그동안의 수업 이야기, 동기들과의 첫 여행, 앞으로의 과제 등등..

서로의 관심사 혹은 앞으로를 위한 학업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 즐거웠다.


생각보다 밤은 금방 찾아왔고 저물어가는 노을과 밤 브라이턴을 사진에 담으며 K-저녁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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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저녁이라고 쓰고 술 파티였다고 읽어보자,

한국에서 술 게임을 배워본 적 없는.. 영국 학사러를 위해 동기들이 친히 술게임을 가르쳐주었다.


매번 미디어와 친구들의 썰을 통해서 정말 많은 술 게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마시면서 배우는!!!..'을 덧붙이며 하나, 둘 배우다 보니 볼이 뜨겁고 헤롱헤롱 해졌다.


커스터드 크림에 라즈베리,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올리브와 치즈, 그리고 감자칩 비록 완벽한 영국 안주였지만 우리 다락방에서는 아파트 게임이 멈추지 않았다.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를 등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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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준비해 준 아침 식사를 먹으며 해장을 하고

우리의 메인 여행 목적인 세븐시스터즈로 향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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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많이 걸을 거라는 생각에 한국인답게 모닝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달달한 간식을 준비했다.

브라이턴역 근처에 ibis에 리뷰를 작성하면 무료로 짐을 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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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시스터즈와 브라이턴의 해변을 사진에 담기에는 늘 그런 영국 흐린 날씨였지만

그럼에도 담기는 풍경들은 왜 이렇게 소중하고 예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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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로 진흙이 정말 많고 신발이 푹푹 꺼져 걸어 올라갈 때마다 체력 소모가 정말 심했다

포장된 길이 있었지만 그건 정말 찰나일 뿐 그 이후는 쭉 언덕, 돌길, 덤불을 번갈아 걸어야 한다.


정말 광활한 언덕과 들판이 있어 종종 양 떼를 만나는 데

중간중간에 똥을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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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오를수록 계속해서 펼쳐지는 바다를 옆에 낀 뷰

저 멀리 보이는 사진에서만 보던 절벽 뷰가 계속해서 걸음을 나아가게 만들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걸어도 걸어도 보이지 않는 표지판과 중간중간 대기하고 있는 구급 대원들과

우리의 캐주얼한 의상에 갸우뚱하며 지나가는 트레킹(Trekking)들까지..


1시간을 넘게 걸으며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을 때,

이미 우리가 출발 지점이 반대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아챈 건 7개의 언덕 중 3번째를 넘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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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보이는 Birling Gap이 세븐 시스터즈의 뷰 포인트이자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버스를 타고 다시 돌아가는 그 스폿이고

왼쪽 위로 보이는 언덕들 중 3번째에서 우리는 얼어붙고 말았다.


매우 크게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중도 돌아가는 것과 끝까지 완등(?)하는 것에 대한 짧은 회의를 했고

나를 제외한 모두의 동의로 우린 끝을 보기로 했다.


무려 3시간의 트랙킹 끝에 우린 진흙 묻은 신발, 땀에 젖은 옷, 너덜너덜해진 체력과 함께

세븐 시스터즈라는 자연이 줄 수 있는 웅장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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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이 사진을 찍은 스폿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븐 시스터즈이고

우린 저 멀리 1번 언덕부터 여기까지 걸어온 것이다.


너무 아름다운 사진을 찍어 기쁘지만, 그것보단 저 높은 절벽의 언덕을 하나씩 몸소 내가 직접 두 발로 걸어 넘어왔다는 것만으로 나에게 의미가 생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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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버킷리스트일 수도 있는 세븐 시스터즈를 직접 완등(?)했다는 사실을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비록 그게 우리가 계획하고 꿈꾼 목표는 아니지만 실수로 인한 계기로 인해

이런 우당탕탕 인 경험을 해냈다는 건 다른 의미로 감격스럽다.


야생말들이 뛰노는 언덕과 아래에서 들리는 파도 소리 그리고 중간중간 불어오는 빗물 섞인 바람이

그 모든 장면과 순간이 힘들었고 다리도 정말 아팠지만.


이번 연도 나에게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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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버킷리스트였던 세븐 시스터즈를 걸으며 새삼 내가 영국에 있는 것마저도

누군가의 꿈이자, 목표일 것이란 생각을 많이 했다.


원하는 것을 공부하고, 도전할 수 있음에 많은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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