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학기 시작

[ECT +2] Summer 1 Week 1

by Ms Jung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두 주의 이스터 방학이 끝났다. 첫 주에는 튀니지에 있는 리조트에서 푹 쉬고 왔고 (스파가 있어서 갔다 너무 좋아서 행복) 둘째 주는 밀린 일들하고 학교도 잠깐 갔다 오고 하면서 여름 학기 준비를 했다. 스파의 좋은 기억 때문에 동네 헬스클럽 다시 등록했다. 딸 어렸을 때부터 같이 다녔던 곳인데 코로나로 중단했다 계속 안 가다 이번에 마사지도 받고 수영도 하면서 다시 등록했다. 홀리데이인이라는 호텔 안에 같이 있는 곳이라 수영장도 작게 있고 운동기구도 있다. 운동 다시 시작하면서 내 체력이 얼마나 약해졌나 느낄 수 있어서 자극받았다. 나는 걷는 걸 좋아해서 계속 걸었는데 이렇게 걷는 게 나쁘진 않지만 근력이나 심폐 쪽 기능 향상에는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았는지 수영 잠깐 하는데도 숨이 가빠 충격받고 요즘 열심히 하고 있다. 이제 일도 익숙해져서 저녁에 헬스클럽 가는 게 아주 부담은 되지 않는 것 같아 가능하면 매일 가서 조금이라도 운동할 생각이다.



방학 동안 구글에서 하는 certified educator level 2 공부해서 시험 봤다. 우리 학교에서 구글 수업 듣고 나면 무료로 시험 볼 수 있는 바우처 주길래 이번에 했는데 우리 학교에서는 나 혼자 봤다. 이건 필수가 아니라 다들 안 하는 분위기지만 내가 학교 컴퓨팅 리드이기도 해서 봤는데 교장이 방학동안 했냐고 이메일 보내고 합격했다고 하니 우리 반 애들한테도 와서 너네 선생님이 컴퓨터 전문가라고 해줬다. 시험은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왜 대단하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내 이메일 서명 밑에 여러 배지들을 붙일 수 있게 됐다. 씨소 앰베서더는 1년에 한 번씩 교육을 받아 갱신해야 하고 구글은 3년에 한 번씩 다시 해야 한다. 방학에 이번 학기에 할 수업 자료들 (슬라이드, 자재) 다 끝내서 이번 텀은 조금 더 쉽게 시작할 수 있어 나름 방학을 잘 보낸 것 같다.


씨소 앰배서더, 구글 교육전문가 레벨 1, 2 이렇게 내 이메일 서명으로 붙였다


월요일은 Easter Monday라 휴일이라 수업이 없어 화요일에 시작했고 수요일에 새 친구가 전학 와서 우리 반 이제 30명 다 됐다. 하지만 아이들 중에 휴가에서 돌아오지 않은 아이들 2명, 아파서 결석한 아이들 2명 이렇게 빠져서 조금은 조용한 첫 주를 보냈다. 우리 반 제일 목소리 크고 말을 함부로 하는 아이가 아파서 빠졌는데 교실이 너무 조용해서 희한했다. 한 사람의 영향력이 이렇게 크구나 싶기도 하고 조용해서 좋으면서도 아파서 빠진 애 안 왔다고 좋아하는 내 모습도 웃기고... 모든 아이들에게 차별 없이 받아주고 품어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



우리 반 selective mustism을 갖고 있는 아이가 곧 3학년으로 올라가니 불안 정도가 심해져서 아주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자꾸 울고 해서 마음이 아팠다. 예를 들면 아파서 빠진 아이들이 있어서 stomach bug이 돌고 있으니 손 잘 닦으라고 했더니 갑자기 ill 카드 보여주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해서 달래줬고 그다음 날은 발을 다쳤다고 (그 전날 놀다 발을 다쳤다고 아이 엄마가 학교에 이메일 보내서 아프다고 하면 집에 전화 달라고 했다) hurt 카드 보여주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이메일 때문에 쉬는 시간에 나가서 아이 보니 엄청 잘 뛰어놀고 신나게 놀아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쉬는 시간 끝나고 오자마자 hurt 카드 보여줬다. 에고.. 이 아이는 진짜 발이 아파서 아픈 게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부모님 이메일 때문에 오피스에 전화했고 엄마가 와서 아이 데리고 갔다. 마음이 여리고 우리와 다른 아주 작은 것들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아이라 이게 참 어렵다. 5월부터는 SATs 시험이 있는데 이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이려나 모르겠다. 그래도 꾸준히 따뜻하게 말하고 사랑해줘야 하지 싶다.



보통 반 텀이 6주 정도 되는데 이번 텀은 5주밖에 되지 않고 그것도 bank holiday가 두 번 있어 월요일이 두 번 빠져서 텀마다 커버해야 하는 것들을 5주 안에 다 욱여넣어야 해서 좀 더 숨 가쁘게 달려야 할 것 같다. 게다가 5월에 SATs 시험 있어서 (2학년은 옵션이지만 우리 트러스트는 시험 보기로 해서 아이들이 봐야 한다) 5월 내내 아이들이 고생할 것 같다. 아직 어린아이들이라 보통 SATs 일주일 안에 다 끝나는데 2학년은 옵션이라 한 달 내내 조금씩 잘라 시험 보게 할 예정이다. 아무리 잘게 잘게 자른다 해도 아이들은 스트레스 많이 받을 텐데 싶어 걱정이다. 그래도 내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마음에 여유를 갖고 있으면 아이들에게도 큰 스트레스가 되지 않지 않을까 싶어 내 마음 다스리기를 더 신경 써야 할 듯하다.



다음 주는 여러 가지 미팅들이 있어서 수업 못하고 다른 곳에 가야 할 일이 많아 벌써부터 걱정이다. 다른 사람들이 커버하면 자기 반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의 문제가 생기곤 한다. 원래 미팅들이 수업 후에 늘 있는데 그 외에 다음 주에는 트러스트에서 하는 미팅들이 몇 개 더 잡혀 있어 낮에 나가야 한다. 가기 싫다. 수업 안 한다고 좋아하는 교사들도 있는데 나는 그냥 수업하는 게 더 좋다.


이번 주 미술 시간은 칸딘스키 그림 보면서 음악에 맞춰 그리기였다. 물감을 쓰지 않아서 정리할 게 없어 좋았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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