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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해볼래!! 소민이도오오!!!!

원숭이 같은 딸래미의 엄빠 따라하기

by 울랄라샙숑

그건 뭐야?, 나도 나도!, 이건 모야아아?, 나도 한입만!


아이가 태어나고 7~8개월 정도 지났을까?

나란히 앉아 밥을 먹고 있는데 아이가 갑자기 "오빠아~"란다.


엄빠: "?????????????? 응? 소민아 뭐라구?"


오빠.

우리 딸랑구가 뗀 첫 말이 오빠라니.....

아마도 엄마가 하루에 100번씩 아빠를 부르는 호칭이 귀에 맴돌았었던듯 하다.

(이후 엄마, 아빠라는 말로 교정을 해줬다)


나름 첫 말이 빠르다 생각했고 세상 모든 부모가 하는 착각 1위인 [우리 아이 천재설]을 외치고 다녔더랬다.

하지만 다음 단어를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근 1년이 지난 이후였고 우리 부부의 팔불출한 행동도 금방 막을 내렸다. 끝.


그리고 만 두돌이 되고부터 다시 오물오물 시동을 걸더니 지금은 엄마 아빠의 사소한 대화에도 재미있어 보임직한 단어가 있으면 곧잘 따라하니 세상에 이렇게 이쁠수 없다며 주말이면 양가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애 이야기하는 것 보라며 잠들어 있던 팔불출도 스멀스멀 살아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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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해볼래!! 소민이도오오!!!!

대화가 통하기 시작하면서 아이의 호기심도 500% 늘어가기 시작한다.

엄빠가 뭘 하려고하면 옆에 콕 붙어 나도~ 소민이도 주세요~ 이잉~~ 나도 해볼래애애애애애~ 빼액!!!!!


가끔 난감할 때가 와이프가 저녁 준비로 칼질을 한다거나 기름을 둘러 튀김요리를 할 때 엄마 바지를 붙잡고 나도나도! 탁!탁!, 내가내가! 뒤집을래!!하고 나설때다.

그럴때마다 화들짝 놀라 "아니야 아니야 이건 위험한거야 아야 할 수 있어"라고 와락 안아 방으로 피신하면 아이는 이해 못하겠다는 얼굴로 울먹거리는데... 경험이 최고의 선생이라고 하듯 위험을 느끼게 해줄수도 없으니 정말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죠 오은영 박사뉨??? ㅠ_ㅠ


(주방놀이 장난감으로 대체 하였으나 뭔가 다르다는 것을 눈치 챈듯 하다...이래서 눈치빠른 아이들은 정말..어렵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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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엔 아이 아침 우유를 챙겨주기 위해 일찍 일어났는데 곤히 자고 있어야할 아이가 안보여 거실로 나와보니 근 8년째 동거중인 냥이와 창밖을 내다보고 있기에 뒷모습이 너무 귀여워 말을 걸었다.


"소민아~ 짜장아 뭐해~?"

-"태!"(새!)

"응? 뭐라구?"

-"태야! 태!"(새야! 새!)


태가 뭐지? 대체 뭘 보고 있나 다가갔더니 아래층 화단에 비둘기 한마리가 냥이와 딸랑구를 대상으로 농락아닌 농락을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허허허... 이 귀여운 생명체들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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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우리 냥이는 괴~~~~~~~ㅇ 장한 쫄보 of 쫄보 이다.

멀리 새가 보이면 캬르릉 거리며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흥분하지만 막상 창문 틀에 새가 다가오면 작은 참새의 움직임에도 화들짝 놀라 숨을 곳을 찾는다. 그렇다 이날도 저만치 떨어져 있는 비둘기를 보며 쉐도우 복싱중이었던 것.


그런 냥이와 나란히 쉐도우 복싱을 하는 이가 바로 우리 딸랑구이다.


KakaoTalk_20220413_120640070_03.jpg ..사실 아빠도 비둘기가 무서워.....


영상대신 책을 먼저 노출하고 거실에 책방을 만들어주니 책 속에서 세상을 배우고 사람이 아닌 생명체에 대한 궁금증이 유독 강하다. 그렇기에 분기에 한번씩은 동물원, 아쿠아리움을 데려가곤 하는데 유아들의 세력 TOP3에 드는 유통령인 아기상어를 제외하곤 새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커 직접 먹이를 줄 수 있고 머리에 어깨에 앉혀볼 수 있는 곳을 자주 찾는 편이다(주렁주렁 같은?)


길에서 비둘기를 만나거나 처갓댁 앞마당에 크고 작은 산새들을 한번 보면 며칠은 관람에 대한 영웅담을 펼치곤 한다 저집에서 이집으로 새가 날아왔다거나 전신주 위에서 옹기종기모여 노래를 불렀다거나인데 뭐 예상하시듯 엄바는 매번 새로운척 함께 놀라주는 것이 상호간의 예의다.


이 귀엽고 왕성한 호기심도 시간이 지나면 그리워지겠지?

.... 호기심이 많은 것은 언제나 환영이지만 위험하지 않은 것들만 궁금해달라는 것은 아빠의 욕심이려나.


오늘 저녁은 또 어떤 호기심으로 초롱한 눈빛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오늘의 ENFJ 아빠의 일상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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