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한 욕심과 그렇지 못한 그릇
11월 01일 프리랜서 시작.
12월 24일 미래에 대한 고민 시작.
프리랜서의 가장 큰 장점?
단연 수.익.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 때와 같은 일을 하더라도 수익률에서 말도 안되는 이득이 있으니 '잘'만 풀린다면,
매주 라운딩을 다니셨던 옆부서 이사님 부럽지 않은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업무가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성공한 프리랜서들의 경우겠지만...(이런 생각도 사치사치)
모두가 알고 있듯 초기 프리랜서에게 업무는 생존의 문제이다.
회사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나온 프리족의 경우 아직 등 뒤에 남아있는 후광효과로 인해 밀어주려는 이들이 꽤 많을 것이고 덕분에 시작부터 기존에 받던 월급수준을 유지하면서 나름의 정돈된 스케쥴로 업무를 볼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나도 그런 케이스로 소비습관에 큰 변화 없이 잘 지내고 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
지금까지 R&R이 명확히 구분된 팀 동료들과 함께 진행해오던 프로젝트 규모와 1~2인의 프리랜서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는 분명히 차이가 있고, 이를 인정하며 맞춤식으로 오더를 주는 천사같은 거래처는 없다고 보면 될 것이다.
초기 마인드셋은 이랬다. "가능하죠! 제가 원래 하던 건이니 더 밀착하겠습니다!"
지금은? "가능하죠! 다만 손과 발이 되어 줄 협력사 하나 낄 예정입니다!"
굳이 협력사를 끼겠다는 말을 할필요가 있겠냐 할 수 있겠지만.. 당연!
업무를 진행하다보면 실시간 처리를 요하는 건이 무수히 많고 이때 컴 단계가 많을수록 처리는 더디고 오더는 와전되어 엉뚱한 결과를 야기하는 경우를 매 프로젝트마다 경험해왔기에 애당초 패를 오픈하고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 장기적 신뢰적 측면에서 옳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당장의 프로젝트는 본인의 평판을 믿고 진행을 요청하겠지만,
법인과 달리 개인사업자(프리랜서)에게 느끼는 지속성에 대한 불안함과 레퍼런스 한계점에서 서서히 외주사로써 뒷전이 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연말 연초 쏟아지는 비딩건이며 연간계약이 완료된 캠페인의 콩고물이라도 받으려면 지금까지의 평판을 대신할 수 있는 회사 소개서. 그 안에 탄탄한 협력구조로 어떠한 규모감의 업무를 받더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현실적 시스템 안내. 그 안에 협력사별로 어떤 레퍼런스를 가졌으니 우려감은 넣어두라는 안심까지 담아 초안, 삼안, 사안, 최종, 최최종, 엔드, 진짜 엔드, 끝, 2024 마감버전까지 끝없이 업데이트를 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실행사 개념의 업무에 그치지 않고 당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전략까지 구성할 수 있다는 기획자로써의 감을 살 수 있도록 상위 업무에 대해 지속적으로 어필하며 "용병"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 역시 숙제.
이렇게 많은 숙제들을 떠안고 있으면서도 자기어필에 한 꼭지라도 더 넣으려는 욕심은 나날이 높아지는데 현실의 그릇을 더 넓히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요즘. 조급함이 시야를 좁히지 않도록 천천히 풀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