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로 산다는 것.
10월 31일 퇴사.
11월 01일 프리랜서 시작.
약 1년간의 이직고민 끝에 도달한 것은 6개월간의 프리랜서 생활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마지막 30대를 앞두고 4인 가족의 가장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은 분명 아니었고 선택의 과정에서 와이프를 설득해야 한다는 가장 큰 벽이 있었기에 망설이고 또 망설였던 것 같다.
오랜 고민 끝에 내걸은 공략은 딱 6개월이란 시간.
딱히 예고랄 것도 없이 아이들을 재우고 저녁을 먹으며 tv를 보는 그저 평범한 식사 자리에서 무심히 던졌다.
"나 6개월간 프리랜서 할까 봐"
어떠한 질문이 와도 답변할 수 있도록 수많은 경우의 수를 준비했던 것과 달리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오빠 하고 싶은 대로 해봐 대신 딱 6개월이야라는 의외의 반응에 당황한 것은 나였다. 평소 성격을 너무 잘 알아서 일까? 충분히 알아봤겠지, 계획이 있겠지 오빠는 잘 해낼거잖아라는 말을 덧붙여 주니 괜히 얼굴이 화끈해지면서 고맙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자칫 느슨해질까봐 집과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곳에 작은 소호사무실을 마련하고 평소 연이 깊었던 거래처들에게 독립소식을 알리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다. 시작은 너무 좋다. 모든게 새롭고 프리랜서지만 스타트업의 느낌까지 드는 설레임 가득한 하루하루가 이어졌다. 거래처는 기다렸다는 듯 새로운 일을 문의하고 손이 부족할까 업무별 대행사까지 마련해 두었다.
시작이 좋으니 이런 상상도 해봤다.
회사와 달리 스스로 스케쥴 조율이 가능하고 인터넷만 가능하다면 어디서든 업무를 볼 수 있으니 가족들과 시간을 조금 더 보낼 수 있겠다. 비교적 여행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겠다. 답답한 장소가 아닌 곳에서 효율을 더 높일 수 있겠다.
그랬다.
그리고 1개월 뒤.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요즘 시장 경제 상황이 최악을 치닫고 있고 쓰러지는 회사들이 너무나도 많아지다 보니 계약직전까지 간 거래처들도 시작일을 늦추거나 비용 이슈로 전체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는 등 불안정한 상황에 도달했고 예상했던 수익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랄까.
"회사는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야"
회사라는 지붕 아래에서 하고 싶은 일만 하던 직장인이 지붕부터 처마까지 모두 담당해야 하는 프리랜서가 되니 같은 상황이어도 실감하는 정도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독립 1개월차 겪어야 할 것이 무궁무진하겠지만 이겨내야지 이 어려운 시기 가족만 생각하며 무엇이든 해볼 생각이다.
잘 부탁드립니다.
광고주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