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맞는 자외선차단제 선택을 위해 알아야할 지식들
봄의 문턱에서
설레임으로 가득한 춘삼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매일
자고 일어나면 봄을 재촉하는 징조들이 조금씩 선명해지면서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봄이 깊어감에 따라 기온이 차츰 올라가고, 햇살은 점점 강해집니다. 봄에는 자외선을 흡수하는 오존층이 얇아지면서 겨울철에 비해 자외선 조사량이 무려 3배까지 높아진다고 합니다. 일년 중 자외선 조사량의 변화가 가장 큰 계절이 봄인데 반해 피부는 겨울 동안 각질 생성 주기도 길어지고, 멜라닌을 쌓아두는 멜라노좀 생성이 현격히 줄어들어 햇빛에 가장 취약한 상태가 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피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으니 더욱 주의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자외선이 피부에 주는 영향
자외선이 피부에 해롭다는 건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거에요. 그런데 도대체 자외선이 피부에 어떤 악영향을 주는 걸까요? 오늘 그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한 인물을 만나보도록 할게요.
바로 66세의 나이의 월리엄 맥앨리곳이라는 사람입니다. 위 사진은 합성이나 조작된 사진이 아닙니다. 월리엄은 좌우 얼굴 노화 정도가 달라 오른쪽 얼굴 나이는 66세, 왼쪽의 얼굴 나이는 86세라고 합니다.그리고 이 분은 병원에서 광노화에 의한 일사성 피부염으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즉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로 한쪽 얼굴만 너무 빨리 늙어버려 양쪽 얼굴의 차이가 커져버린거지요. 왜 이 사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운전기사가 직업인 그는 시카고에서 28년간 낮시간에 상점과 주유소에 우유를 배달하는 일을 해 왔습니다. 그의 트럭에는 에어컨이 없었기 때문에 늘상 운전석 창문을 열어놓고 다녔다고 하는데요. 28년간 지속된 그의 운전 습관이 아수라 백작과 같은 그의 얼굴을 만들었습니다. 월리엄 맥앨리곳 씨는 피부를 태양으로부터 보호해야한다는 교훈을 주는 산증인입니다.
햇빛이 만들어내는 피부 문제는 굉장히 많습니다.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 일광과민증, 일광화상, 주름, 기미, 검버섯, 주근깨 등의 색소침착 뿐 아니라 자외선은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그리고 적외선, 즉 태양열이 만드는 열노화 현상까지..
자외선 차단 지수의 모든 것
자외선은 침투할 수 있는 깊이에 따라 A, B, C로 나누어집니다. 피부 노화의 주범인 UVA는 가장 깊이 침투하는 자외선으로 유리창도 통과해 하루종일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생활 자외선이라고도 불리고,눈에 보이지 않게 야금야금 피부 노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노화선이라고도 하고, 태닝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태닝선이라고도 불립니다. 결국 태닝을 즐겨하시는 분이라면 피부가 늙는 것을 감수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UVB는 피부에 화상을 입히는 자외선입니다. 신나게 해수욕을 한 뒤 등이나 어깨, 콧잔등 피부가 벗겨지는 것은 결국 피부가 화상을 입은 건데요. 정도에 따라 화상처럼 수포가 생기기도 하고, 흉터가 남기도 하죠.
여러분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고를 때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택을 하시나요?
"피부에 자극이 덜하다" "유기농"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자극성이 덜한 제품을 선택하시는 분도 있으실거구요. "촉촉하다" " 끈적거림이 적다" 와 같이 발림성과 사용감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으시는 분들도 있을거 같아요. 그러나 많은 분들이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때는 두가지 지표인 SPF와 PA를 가장 중요시하지 않을까합니다.
자외선 차단제에 적혀있는 지표 중 SPF(sun protection filter)는 자외선B (UVB)를 얼마나 오랜 시간 차단시켜 주는지를 의미합니다. 즉, SPF는 실험실에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와 그 해당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을 때를 비교했을 때 따가움을 느끼고, 피부에 홍반이 생기는 시간이 몇 배 차이가 나는지를 알려주는 수치입니다.
SPF=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피부의 MED /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피부의 MED
MED(Minimal Erythma Dosage): 홍반을 일으키는 최소 자외선 양(시간)
그러나 개개인의 피부상태가 다르며, 외부 환경이 천차만별이므로 실험실적 환경에서 만들어진 이 수치는 절대적일 수가 없습니다.또한 많은 분들의 생각처럼 무조건 SPF지수가 높은 제품이 좋은 걸까요? 그렇지 않답니다. 우리 아래의 그래프를 한번 같이 보도록 해요.
이 그래프는 SPF의 수치에 따라 자외선이 차단되는 정도를 나타냅니다. 보시다시피 SPF가 일정지수에 다다르면 자외선 B를 차단되는 정도의 차이는 미미해집니다. 즉, SPF가 15이상만 된다면 일상생활에서 자외선은 충분히 차단된다는 의미이지요.
자외선B를 차단하는 지수가 SPF라면, PA는 자외선A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PA는 SPF와는 다르게 구체적으로 수치로 나타내기 어렵기 때문에 일정 범위로 나누어서 표시하도록 되어 있어요. 또한 PA는 아시아권에서만 통용되는 지수로
범세계적인 지수는 아니지요.
위의 표와 같이 3개의 범주로 나눠지는데요. PA+만 되어도 자외선 A의 차단 정도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답니다. 그러니 SPF 수치가 높은 것, PA의 +개수가 많은 것을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지수가 과도하게 높은 제품들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자외선 차단 성분들이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위의 표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발표한 자외선 차단제 선택 기준인데요. 야외 활동 정도에 따라 적합한 지수의 자외선 차단제를 고르는데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무기자차, 유기자차 그게 무슨 차?
자외선차단제(선크림)는 자외선을 어떤 방법으로 차단하느냐에 따라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인 무기자차와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인 유기자차로 구분이 됩니다. 무기자차는 피부 표면에서 자외선을 산란, 반사시키는 무기 물질을 이용해 자외선을 차단하고, 유기자차는 피부 표면의 자외선을 흡수해 열에너지로 분산시키는 화학 반응으로 자외선을 차단해줍니다.
유기자차 선크림은 여러 성분들이 자외선 파장에 따라 다양한 차단 효과를 내기 때문에 여러 성분을 혼합해서 사용하면 넓은 범위의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고 발림성이 좋고 사용감이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용량이 증가할수록 피부 자극이 심해서 예민한 피부는 사용하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에는 징크옥사이드, 산화아연이나 이산화티탄과 같은 광물성 물질로 피부 바깥에 막을 형성하는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 효과가 뛰어나고 접촉성 피부염 등과 같이 썬크림에서 빈번히 생기는 부작용이 적게 발생한다는 아주 중요한 장점이 있지요. 그래서 연약한 어린아이들의 피부나 아토피 피부라면 유기자차 선크림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무기자차 썬크림의 경우 불투명한 자외선 차단 성분들이 피부 바깥에 막을 형성해 바르면 하얗게 보이는 백탁현상이 생깁니다. 선크림 바른 뒤 하얗게 떠서 피부와 따로 노는 밀착감과 발림성이 떨어지는 제품은 무기자차인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라고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무기자차가 더좋고 유기자차는 나쁘다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여드름 피부를 가지고 있다면 무기자차 선크림 사용은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쓰셔야 하거든요. 오히려 순하고 자극성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무기자차를 사용하셨다가 여드름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기자차 선크림에 들어가 있는 물리적 입자들이 모공을 막아서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에도 성분 함량에 따라 피부에 득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으니 선크림을 사용하기 전에는 성분을 꼼꼼히 다지고 본인 피부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외선 차단제 올바른 사용법
자외선 차단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단순히 높은 지수를 가진 제품을 쓰는 것보다 피부타입에 맞는 제품을 제대로 된 사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1. 약한 피부에는 더 많이 더 꼼꼼히
눈 아래쪽, 광대뼈, 콧등, 이마는 자외선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며, 목에서 어깨로 이어지는 부위와 손은 피부도 얇고 피부 부속기도 덜 발달되어 있고 피지 분비량을 적어 기미와 잡티, 검버섯이 생기기 쉬운 부위입니다. 더 꼼꼼히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세요. 실제 SPF 지수가 제대로 기능을 하기 위해서, 자외선 차단제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 발라야 하는 양은 2.0mg/㎠ (500원짜리 동전 정도의 양) 로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 정도 양을 한번에 바르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한 번에 다 바르는 것보다 반씩 나눠서 연속해 두 번 바르는 것이 좋을거 같아요.
2. 햇빛에 노출되기 30분 전 발라라
자외선 차단제가 제 역할을 하려면 햇빛에 노출되기 적어도 30분 전에 미리 발라야 합니다. 왜냐하면 차단막이 형성되는데 적어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에요. 피부 보호를 위해 다른 기초 제품을 다 바른 뒤 마지막에 발라 차단막 형성을 도와줘야 합니다.
3. 수시로 발라라
선크림을 아침에 한번 바르고 끝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무리 차단 지수가 높은 제품이라도 차단 효과를 유지하는 시간은 3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특히 땀이 많이 나는 계절에는 선크림이 닦여 나가면서 차단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기 쉽습니다. 적어도 3시간마다 선크림을 덧발라주세요.
4. 다른 차양 수단도 함께
자외선 차단제만으로 완벽하게 자외선 차단이 될 수가 없습니다. 장시간 햇빛에 노출이 될 때는 모자, 양산, 선글래스, 팔토시, 긴팔 옷 등으로 최대한 피부를 보호해주세요.
신정민 /약사 & 한의사
강남 참진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얼핏클리닉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진료현장의 경험을 담아 얼굴 건강과 관련된 지식을 함께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