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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민 Mar 20. 2018

입주변 트러블, 치약이 원인일까?

치약과 여드름, 피부트러블 인과관계 고찰

 어느 일요일 오후 딸아이가 "여드름이 올라오면 치약을 찍어바르면 가라앉는데" 라며 대단한 비법을 알았다는 듯이 말을 합니다. 어디서 들었냐고 했더니 유튜브에서 봤다고 합니다. 몇년 전부터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치약이 여드름에 효과가 있다는 여러가지 글들과 동영상이 퍼졌는데, 여러분들도 혹시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출처: 유투브 이미지 캡쳐

 유튜브에서 여드름과 치약을 연관해서 검색해봤더니 많은 동영상들이 업로드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을 들어보면 여드름이 올라올 때 치약을 찍어 바르고 자면  크기가 줄어 있더라, 치약을 사용해 여드름이 치료되었다고 보여주는 전후 비교 사진, 치약으로 팩을 하는 방법, 어떤 브랜드의 치약은 효과가 있고 어떤 종류의 치약은 안좋다, 사용할 때 주의할 점,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올라와있는 부위에 여드름을 찍어바르고 닦아내는 방법을 보여주는 리얼 동영상, 젤타입의 투명 치약보다 불투명한 일반 하얀 치약이 좋다는 코멘트까지...내용도 정말 다양합니다.

치약을 바르면 여드름이 정말 좋아질까요? 저도 많이 궁금하더라구요^^

 

 논문검색을 해봤더니 재미있게도 여드름의 응급요법으로 치약을 쓸수 있다는 2014년에 발표된 " Anti-acne activity of toothpaste-an emerging pimple treatment" 라는 제목의 논문까지 1편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철회가 된 건지 읽어볼 수는 없는 상태입니다.

 여드름에 치약을 발라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치약에 기본적으로 함유된 멘톨알콜 성분 때문일 가능성이 많지요. 박하나무에서 추출한 멘톨 성분은 방부와 살균작용이 있어 여드름 균을 줄이고 피지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구요. 프로필렌글리콜과 솔비톨과 같이 알콜 성분 또한 여드름 균수를 줄이고 일시적으로 여드름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여드름에 효과를 보려고 치약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무모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치약에는 여러가지 화학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어  치약을 얼굴 피부에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피부의 각질층을 파괴하고 피부장벽을 손상시킬 수 있어 결국에는 여드름이 더 악화되고 알레르기 피부염접촉성 피부염 증상이 생길 위험이 크답니다. 그러므로 연약한 얼굴 피부에 치약을 발라 여드름을 반복적으로 컨트롤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입니다.



치약, 바디버든 예외가 아냐

 

 가습기살균제를 위시해 물티슈, 생리대 그리고 최근에는 치약샴푸와 같은 기본 생필품까지 일상 곳곳에 잠식해 들어와 있는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주는 악영향을 인지한 요즘, 이를 제도적으로 규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환경호르몬으로 인지된 성분들은 점차 생필품에서 퇴출되고 있는 상황이구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4가지

프탈레이트

프탈레이트는 향수, 네일 폴리쉬, 헤어스프레이에 많이 사용되는 물질로 호르몬 체계의 교란을 일으키는 발암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궁내막증이나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프탈레이트와 관련이 깊다는 연구가 많이 나와있습니다. 임산부, 수유부 여성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비스페놀

비스페놀은 플라스틱 제조에 널리 쓰이던 물질이었습니다. 체내에 흡수되어 내분비계  이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이영수증에도 비스페놀이 많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특히 핸드크림 바른 후 영수증 만지면 흡수율이 증가한다고 하네요.

트리클로산

비누, 세정제, 각종 화장품, 치약, 가글액의 방부제로 가장 흔히 쓰이는 물질중 하나가 트리클로산이었습니다. 이 물질은 유방암의 원인이며 불임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라벤

화장품뿐 아니라 식품과 의약품에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부제파라벤입니다. 이 물질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유사호르몬 교란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무심코 하루 3번 양치를 하고, 마트 가판대에 올려져 있는 수많은 치약 중 광고에서 봤다는 이유로, 예전부터 써왔던 거라는 이유로 습관처럼 장바구니에 집어넣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치약에 어떤 성분들이 들어있을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최근에 치약에 가습기 살균제에서 문제가 되었던 CMIT/MIT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것이 확인이 되면서 또하나의 이슈가 되었습니다. 바디버든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텐데요. 바디버든주어진 시간에 신체에 축적된 화학 물질의 양을 말합니다. 양치 한번하는 치약이 우리 몸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더라도 매일 평생 치약에 노출되어야 한다는 걸 가정할 때 치약 안에 들어있는 여러가지 성분들이 만들어낼 위험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는 학자들이 아주 많은 것이 현실이랍니다.


치약의 구성성분 쪼개보기


 특별한 기능을 갖추기 위한 첨가제를 제외하고라도 대부분의 치약에는 공통적으로 연마제, 거품을 내서 프라그와 이물질에 대한 세정 효과를 가진 계면활성제, 파라벤이나 클로롤산, 페녹시에탄올과 같은 방부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마제는 치아의 겉면을 물리적으로 닦아내는 역할을 하는데 덴탈 타입 실리카와 같은 가루 성분들이 배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에 곰팡이나 박테리아 서식을 막아주는 방부제와 젤 상태의 치약이 굳지 않게 수분을 붙잡아두는 역할을 하는 글리세린과 같은 습윤제도 들어 있지요. 여기에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향을 내는 다양한 방향제가 들어있는 치약도 많지요. 또한 새하얀 치아를 만들어 준다는 기능성 치약에는 표백제인 과산화수소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구요.


Q. 계면활성제는 무슨 역할을 하나요?
A.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않는 성분들이 잘 섞이게 해주는 성분, 표면 장력을 낮춰 물질간의 결합력을 낮춰줍니다. 이로 인해 습윤, 유화, 분산, 세정, 윤활, 발포 등의 기능이 생길 수 있어 화장품, 세제, 비누, 치약 등 각종 생필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치약의 거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합성계면활성제가 쓰이고 있는데요. 예전에 치약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계면활성제는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이었으며, 최근에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은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입니다. 소듐라우릴설페이트가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시킬 수 있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샴푸나 바디워시부터 치약까지 점차 퇴출되고 좀더 안전한 성분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소듐라우릴설페이트

- 두피나 얼굴 피부에 자극이 크다( 접촉성피부염 유발)
- 살충제 성분이 포함된 독성 물질이다.
- 잔류하면 피부의 노화를 촉진한다(깨끗이 씻기)
- 심한 피부 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 백내장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할 것



내 여드름의 원인은 치약?


 웬만한 관리로도 반응이 없는 입가 여드름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한번쯤은 매일 사용하고 있는 치약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좋지 않은 성분이 든 치약을 사용하면 입주변과 턱쪽에 화이트헤드와 화농성 여드름이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여러 건 있습니다.


설계/
치약 성분이 포함된 여러개의 실험군과 유해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성분을 쓴 대조군간의 여드름 면포(화이트헤드)와 염증(농포, 구진 염증성 병변 증가) 악화 정도 고찰
결론/
- 치약 속에 든 불소, 방향제 등의 성분이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
- 실험군에 해당되는 여드름 피부 환자군에게 치약 대신 연마제로 쓸 수 있는 베이킹소다나 항박테리아 성분이 함유된 가글제를 대용해 양치를 하게 했더니 여드름이 많이 진정되었다.

 피부장벽은 외부 요인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각질층이 만드는 개념적인 장벽(barrier)입니다.  피부장벽은 세라마이드, 지방산, 콜레스테롤을 주성분으로 하는 라멜라 구조라는 판상구조로 유지가 되는데요. 이 각질층의 지질 구조를 파괴시키는 대표적으로 인자가 바로 계면활성제입니다. 피부 건강을 생각하신다면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생필품안에 어떤 성분이, 어느 정도 들어있는지 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참고문헌/

1. 이근광. 화장품성분과학. 현문사(2004)

2. Milton A Saunders. Flouride Toothpastes as a Cause of Acne-like Eruption-Reply.JAMA Dermatology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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