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고 일하기 위해 챙겨야할 것들
건강챙기기
옆에 있을 때 소중한 걸 모르고, 잃어버린 뒤에 후회하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던데요. 잃어버리고 난 뒤 가장 후회할 것을 꼽자면 건강이 아닐까 싶어요. 건강에 대해서만큼은 그 누구도 과신하면 안되는 거 같습니다. 꾸준히 관리해도 어느 순간 아슬아슬한 벼랑 앞에 서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건강할 때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문제없다 싶을 때 잠시 멈추고 일상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벚꽃이 꽃망울 틔우는 봄의 길목 그 즈음에 제가 많이 아팠었습니다. 평소 잠이 좀 부족해도 그다지 힘들다 느껴지지 않았고, 어떤 날은 피곤하다 싶다가도 하루 잘 자고 일어나면 금방 회복이 되니까 건강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못했던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올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앞두고 마음이 분주해진 탓에 휴일없이 일주일내내 일하는 것을 반복한 뒤 대상포진에 걸렸었는데요. 대상포진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그 고통스러운 일주일부터 그 이후 일주일까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체력이 바닥이 난 상황이 어떤 것인지 이번에 제대로 알았습니다. 아침에 눈뜨는 게 괴롭고, 일어서면 어지럽고, 모니터 보고 앉아있으면 눈앞이 뿌연해지고, 밥먹고 소화시키는 것조차 버겁고, 가까운 거리를 걷는 가벼운 일상 생활조차 하기가 힘든 상황이 2주간 지속되었던거 같아요. 괴로운 상황을 벗어나 빨리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한 갖은 노력을 해봤지만 쉽사리 돌아오지 않더군요.
이렇게 되었던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결국 시간을 관리하는 것을 실패했던 탓에 오히려 시간에 발목잡혀 너무 쫒기는 상황이 되어 버렸던 것이지요. 그래서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고, 그런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나한테 쉼없이 일어나는 감정들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넉다운되는 상황까지 이어졌던거네요.
시간관리하기
나름 시간관리를 잘하면서 살고 있다고 자신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시간관리라는 것을 그저 동일 시간안에서의 효율성, 즉 좀 더 빠른 시간안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낼 것인가에 제 생각의 촛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결국 이 부분에서 많은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했던거 같아요.
시간관리를 위한 각종 tool들이 고안된 뒤 발전해 온 역사는 이러한 관점, 즉 업무에서의 효율성, 최소 시간에 최대 효율이라는 부분에 촛점이 맞춰져 있지만, 그러한 관점에서만 시간관리를 한정지어 버리는 것은 이러한 툴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시간관리를 잘한다함은 단순하게 투두리스트에 매일의 투두(TODO)를 잘 채워넣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거든요.
일일 단위로 계획을 적고, 실천을 하고 평가를 하는 세부적인 일상보다 그날의 투두를 어떤 생각으로 적어나가느냐 하는 부분이 더 중요하지 않는가 싶어요. 시간을 본인이 생각하는 소중한 가치에 먼저 쓰고 있지 않다면 결국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 자신만의 확고한 인생의 핵심가치1)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가치를 기준으로 시간을 계획하고 실천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되어야 단순히 시간관리를 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생각했던 대로 컨트롤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풍랑 속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고 일을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을 컨트롤한다는 것은 시간을 컨트롤 한다는 것이고, 시간을 컨트롤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컨트롤한다는 것입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했다죠.
당신은 인생을 사랑하시나요?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인생이라는 것이 바로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깐요.
길들여지지 않기
서커스장에서는 코끼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꼼짝 못하게 쇠사슬로 발목을 말뚝에 묶어서 키운다고 합니다. 그결과 한쪽 발목이 묶여있으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고 스스로 믿어버리고 그 뒤에는 아주 가느다란 줄로 묶어놓아도 코끼리는 아예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참 바보같다 싶지만 우리네 살아가는 모습을 들여다보면 서커스장의 코끼리같은 모습을 보일 때가 적지 않은 거 같아요. 스스로에 대해서나 주위 환경에 대해 어떠하다고 지레 믿어버리고 길들어진 코끼리처럼 행동하고 있을 때가 많이 있거든요.
우리는 코끼리가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저처럼 페이스를 잃어버리는 상황이 되지 않으려면 길들여져 버린 것들을, 그래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한번쯤 낯설게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저 해왔기 때문에 의심없이 하고 있는 일을 돌아보고 내 의식의 광장에 바로 세우는 것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죠.
이러한 자각이 실재가 되도록 하려면 두가지를 제대로 파악하면 되겠더라구요.
내가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고 믿기 쉽지만, 실제로 전혀 컨트롤할 수 없는 사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내 앞에서는 순응적으로 행동하도록 할 수는 있어도, 실제로 그들이 속마음까지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로 인해 미래에 발생할 사건까지 제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부분입니다. 이런 부분은 그저 그런 것으로 인정하고 실제 사건으로 이어지더라고 거리를 두고 떨어져볼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컨트롤 못한다고 생각하며 끌려왔던 일을 다시 돌아보라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컨트롤 가능한 사건들도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건강을 잃어가면서까지 달렸던 것도 결국 보니깐 누가 그렇게 하라고 시켰던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구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제 자신을 채찍질하고 사지로 몰아갔던 거였지요. 저만 생각을 환기하고 페이스를 조절하고 바꾸면 될 일이었습니다.
적어놓고 나니 매우 단순한 일 같은데 눈앞의 사건이 되면 이렇게 명료하게 분류해서 생각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스스로의 일상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또 필요할 때 꺼내서 반추해볼 수 있도록 기록이 되어 있어야 가능한 일인거 같아요.
서커스단의 코끼리가 되지 않기 위해 꼭 챙겨봐야 될 질문들
1. 내 인생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 나는 그 핵심가치에 따라 살고 있나?
2. 생각한 것들, 그리고 실천한 것들을 기록으로 잘 남겨놓고 있나?
3. 오롯이 내 자신의 감정을 추스를 시간을 확보해 놓고 있나?
4. 내 믿음이 내 주변의 현실과 일치하고 있나?
1) 핵심가치는 하이럼 스미스의 성공하는 시간관리와 인생관리를 위한 10가지 자연법칙이라는 책에 등장한 단어로 ‘내 인생의 중요한 기조’를 이 단어로 표현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