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여름사이 그 어딘가에서
어느덧 꽃도 많이 지고, 나무에는 푸릇푸릇 한 잎사귀들이 올라왔다. 예전에는 왜 봄과 여름에만 살고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4월은 나에게 ‘봄과 여름 사이’의 계절이었다. 많이 걷고 많이 주변을 둘러보며 4월을 살았다. 꽃이 활짝 핀 나무와 잎이 무성한 나무 사이의 계절에서, 새로운 잎사귀들이 조금씩 조금씩 한 발 한발 나와 함께 걸음을 내디뎠다. 4월 5일. 4월의 시작과 함께 비가내렸다. 보통은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식목일에 때맞춰 내리는 비를 보니 나무들에게 선물이 내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이달의 이벤트_밀랍랩만들기
식목일에 구에서 하는 환경 강의를 듣고, 강의가 끝난 후 밀랍랩을 만들었다. 집에서 안 쓰던 손수건을 가지고 갔는데, 근사한 밀랍랩이 완성되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 전 글에서)
#이달의 여행_북한산등산
꽤 많은 산을 가봤다고 생각했는데, 어쩜 서울에 살면서 북한산은 처음이었다. 올봄 유난히 빨랐던 벚꽃 소식에 4월 초에는 벚꽃이 다 졌다고 생각했는데, 북한산으로 가니 아직 벚꽃이 한창이었다. 여기는 아직 조금 쌀쌀했구나. 여기는 이제 봄이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북한산을 올랐다. 걷다 보니 봄도 있고, 계곡물이 흐르는 여름도 있고, 갈대가 있는 가을 풍경도 있고, 아직 바짝 말라있는 겨울나무도 보였다. 하루에 4계절을 다 경험한 기분이랄까. 우리는 가장 쉽다는 대남문으로 올라가는 코스를 선택 하였는데(선택 받았는데), 그냥 계곡을 따라 산책하듯 걸으면 되는 길 이었다. 왕복 약 4시간 정도의 코스였는데 중간중간 절들이 보였다. “북한산에~도착을~했습니다~!”
#이달의 배움_약과만들기
지난달에 사찰음식 체험관에서 쿠킹클래스를 들으며 4월에는 약과 만들기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약과 만들기라니!’ 바로 신청을 하였으나, 아쉽게도 자리가 다 차서 대기를 걸어놓았는데 다행히 수업 며칠 전 자리가 나서 참여할 수 있었다. 스님이 말씀하셨다. “제가 약과 만들기를 배우고, 3번 정도 혼자 실습을 해보았거든요? 그런데 모두 실패하였어요. 그러면서 제가 3가지 중요한 점을 배웠으니까 오늘은 성공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빌어주세요.”
반죽을 하고, 겹을 쌓고, 모양을 만들어 튀기고.. 생각보다 간단하다며 집에서도 만들어봐야겠다는 나의 소망은 시작과 동시에 무너졌다. ‘적당한’ 압력으로 반죽을 누르며 쌓아야 하는 겹약과에 ‘겹’을 만들기란 도무지 쉽지가 않았다. 결국 우리의 약과에서 ‘겹’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약과’의 모양은 얼추 나타났다. 이래서 약과는 사서 먹는 거구나.
#이달의 장소_의정부 음악도서관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비교적 최근 알게된 분이 의정부에 사신다는 걸 알고 인생 첫 의정부 나들이를 하였다. 음악 도서관에 가기 전 먼저 정보도서관에서 <나를 리뷰하는 법>김혜원 작가 강연회가 있어서 참석했다. 그리고 커피 한 잔을 사들고 음악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 앞, 작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었고, 아이들도, 강아지도 뛰어놀고 있었다. 주말이라서 사람이 꽤 있을 수도 있다던 지인의 말이 무색하게 한적해서 너무 좋았다.
총 3층으로 되어있는 음악 도서관. 1층에는 일반도서와 어린이 도서관이 있고, 2층에는 매거진, 악보가 진열되어 있다. 그리고 3층에는 뮤직홀과 오디오 룸 그리고 온갖 종류의 CD와 LP가 있고 CD와 LP를 들을 수 있는 음향기기도 설치가 되어있어서 음악 도서관답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작곡실’이었는데, 컴퓨터와 기기가 있어 작곡을 할 수 있는 방이 있었다. 미래의 작곡가를 꿈꾸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좋은 공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Al GREEN의 LP 판을 짚어들고 턴테이블에 올려 음악을 감상했다. 그리고 1층으로 내려가 어린이 도서를 읽다가 나왔다. 의정부는 도서관 특화 지역으로 ‘미술 도서관’ ‘영어도서관’과 더불어 다양한 특화 도서관이 있다고 한다. 서울보다 한적하고 사랑스러운 도서관이 있는 의정부와 이날 사랑에 빠져서 의정부 집값을 조금 알아봤다.
#이달의 책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_린지 C 깁슨>
<이어령의 마지막수업_김지수>
<하버드 협상법_윌리엄 유리>
<멋있으면 다 언니_황선우>
"요즘 마음먹었던 것 중 하나는, 그 날 하루 어떤 에너지를 전파하는지 좀더 자각하자는 생각이예요. (...)내가 숨을 잘 쉬어서 적어도 다른 사람 숨에 방해되지 말자는 마음이 들어요.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_김보라감독
<자코미누스, 달과 철학을 사랑한 토끼_레베카 도트르메르>
<표범이 말했다_제레미 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