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시드니 여행기 Day2, 블루마운틴
새벽 6시반, 맞춰놓은 알람이 울린다. ‘삐삐삐삐-’ 오늘은 블루마운틴에 가기로 계획한날이다. 블루마운틴은 시드니 근교여행지로 원시림이 잘 보존된 곳 이어서 ‘호주의 그랜드 캐년’으로 불리는 곳이다. (그냥 ‘호주의 블루마운틴’이라고 하면 안되는것인지싶지만, 또 그렇게 이름을 붙여 쓰는것의 장점이 있겠지.) 전날 비가 꽤 왔기 때문에 우리는 좀 고민이됐다. 그래도 블루 ‘마운틴’인데 비가 오면 잘 즐길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그래도 우리는 일정을 강행하기로 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안가기도 아쉬웠고, 시드니에 있는다고 딱히 할게 있는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렌트카를 미리 예약해놓았고, 오픈시간에 맞춰서 가기위해 일찍 일어나서 이동을 했다. 가는길에도 비는 주륵주륵 내렸다. 업체에 도착해서 직원을 기다리는데, 직원이 걸어오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호주인이 한국말로 해주는인사에 활짝 웃었는데, 그 다음말은 예상치 못한 말 이었다.
“날씨가 참….거지같죠?”
인사정도만 한국말로 할 줄 알았던 직원은 한국어가 매우 유창한 사람이었다. 수월하게 차를 인계받아 탑승을했다. 운전은 형부가 맡았는데, 형부는 나름 운전 베테랑인데도, 운전자석이 한국과 반대인 호주차를 운전하려니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차 안에서는 누구는 네비를 보며 이야기하고, 누구는 옆에 오는 차를 보고 이야기하고. 아수라장이었다. 그 와중에 차는 왼쪽에서 오고있는데, 모두가 습관적으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서 차가 오는지를 확인했다.다행히 도심을 조금 벚어나자 형부는 이제 좀 적응이된 듯 보였다.
“형부, 안졸려요?”
“그건 걱정 안해도돼요. 졸릴 수 가 없어요”
그렇게 우당탕탕 첫번째 목적지인 ‘페더데일동물원’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신기하게도 비가 뚝 그쳤다. 동물원 소비하지 않겠다고 소리쳐놓고, 호주까지 왔는데 코알라와 캥거루는 직접 꼭 한번 보고싶었다. 그래서 GPT에게 괜시리 ‘동물원은 반대하지만, 코알라랑 캥거루는 보고싶은데 시드니 페더데일동물원 가는거 괜찮을까?’ 라는 답정너(답은 정해져있으니 너는 대답만해)같은 질문을 던졌다. 페더데일동물원은 Zoo & Aquarium Association Australasia(ZAA) 에서 실시하는 동물복지, 보호, 보존, 교육, 연구등의 기준에 따라 윤리적이고 전문적인 운영기준을 통과하는 인증을 받은곳이며, 멸종위기종의 번식 및 학술산업과 프로젝트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꽤나 만족스러운 답변을 받은터였다. 마음속으로는 ‘그래봤자 동물원인데, 동물복지는 무슨..’이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잠시 무시하고 싶었다. 그렇게 간 페더데일 동물원. 입구에서부터 왈라비가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코알라는 평온해보였고, 마침 우리가 갔을때는 잠만자고있어서 아쉬웠는데 나중에 보니 깨어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한국 동물원보다는 나은 환경이었지만, 둘러볼수록 새가 철장에 갇혀있는 모습이나 넓은우리에 바늘두더지가 혼자 있는 모습은 절대 윤리적이라고 할 수 없었고 역시나 마음을 불편하게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선택이었으니, 내가 감당해야하는 불편함이었다.
그리고 다음목적지인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으로 이동. 차를타고 한 시간 반 정도 이동하여 블루마운틴으로 도착했다. 걱정과 달리 비가 그쳐서 파란하늘을 볼 수 있었다. 블루마운틴에는 유칼리툽스나무가 많은데, 거기서 내뿜은 오일이 수중기와 만나서 하늘이 파란색으로 보여서 ‘블루마운틴’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점심시간이 지나있어 우리는 둘러보기 전 느긋하게 식당에가서 밥을 먹었다. 나는 비건버거를 시키고 다른 가족들은 일반버거, 덮밥 등을 시켰다. 호주에 오기전 ‘시드니 비건식당’을 검색창에 검색해보았다. 그런데 의외로 비건식당이 많이 없었는데, 이유인즉슨 어딜가나 베리테리언, 비건옵션이 잘 되어있었기 때문에 ‘비건식당’이 필요가 없었던것이다. 채식이 기본옵션이라는것이 아직 나에게는 낮설고 과분하게 느껴진다. 블루마운틴에서도 문제없이 식사가 가능했다. 여유롭게 식사를 하다보니, 여기에서 탈 수 있는 레일웨이를 타는 시간이 촉박해졌다. 서둘러 첫 번째 레일웨이를 타고 원시림 아래로 내려가본다. 기다리는동안에는 여기서 유명한 ‘세자매 봉’ 앞에서 세 자매가 나란히 서 사진도 남긴다. 위에서 볼때 나무가 정말 빽빽하게 있었는데, 이렇게 아래에 사람들이 다닐 길이 또 있어서 산책을해본다.
그리고 블랙핑크의 제니가 사진을 찍어서 유명해졌다는 Lincons Rock. 굳이 제니를 따라 찍을생각은 없지만, 또 이런 절벽은 이상하게 걸터앉아줘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그런데 정말 협곡이 깊고, 높은 절벽이라 다가가니 오금이 저리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얼른 절벽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데 만세를 해보라는 언니에게 “아니야, 나 손 못떼!!” 라고 말하며 눈은 웃고있었다. 옆으로 누워 기어서 자리를벚어났는데, 그 뒤로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왔다. 정말 유명해진 장소가 맞구나.
절벽너머를 구경하는데, 저 멀리 무지개가보였다. 조카 이랑이의 인생 첫 무지개였다. 무개지개 사진도찍고, 무지개를 배경으로 단체사진도 찍고, 그렇게 무지개를 구경하다보니 무지개는 점차 흐려졌다. 비온 뒤 공기중에 있던 물방울과 빛이 절묘하게 만나서 생긴 자연현상인 무지개. 어제 우중충한 오페라 하우스를 보고 시무룩했던 마음이 싹풀린다. 얼마만에 실제로 보는 무지개인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내 옆에 있는 작은 아이의 최초의 무지개라니. 그 아이는 말한다. “돌아가면 친구들한테 이야기해줄래!” 흐린 시드니, 나쁘지 않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