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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준영 Apr 10. 2023

강남 사업도 좌초?…부동산PF 진짜 위기?

부동산 혹한기에 강남에서도 위기 맞는 건설사업


서울 청담동의 '루시아청담514 더테라스' 사업 부지가 지난주 공매로 나왔다. 브리지론(본 PF 전 단계)으로 부지 매입 비용 1520억원을 조달한 사업장인데, 부동산 시장 불황 때문에 본 사업으로 가는 문턱을 넘지 못했다.


주상복합건물이 지어질 예정이던 서울 방배동 사당역 근처 '클럽54 골프연습장' 부지는 7번 유찰 끝에 지난 6일 1497억원에 낙찰됐다.


최초 감정평가액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자금시장이 얼어붙자 땅이 공매로 넘어갔던 것이다. 


강남에서조차 허덕이는 사업장이 나오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감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공매로 나온 '루시아청담514 더테라스' 사업 부지 /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 갈무리
감정평가액 절반 수준에 낙찰된 사당역 근처 주상복합건물 부지 /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 갈무리


부동산 PF란 사업 자금을 금융회사가 대출해 주고 이후 부동산에서 수익이 나면 이윤을 거둬들이는 투자 방식이다. 그야말로 미래 수익성을 보고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담보물이 없고 리스크가 크다 보니 대출 금리가 높게 매겨진다.


그런데 사업 자체가 망하게 되면 부동산PF로 투자한 금융사들은 큰 손실을 입게 된다. 금융 시스템은 서로 촘촘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한 금융사의 위기는 다른 금융권으로 확산할 수 있다. 


그럼 현재 부동산PF 규모는 얼마나 되는 걸까?


부동산PF 잔액 약 130조원…증권사 연체율 10% 돌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액은 129조9000원. 1년 전보다 15.4% 늘었다.


연체율은 금융사 평균 1.19%로 1년 새 0.82% 포인트(p) 증가했다. 특히 증권사의 연체율은 10.38%로 모든 업권 중 가장 높다. 수치상으로 은행 연체율(0.01%)의 1000배가 넘는다.

부동산PF 규모 현황 /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부동산PF는 정말 위기일까?


금융당국은 부동산PF 사업장을 전수 조사해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하고 사업장별 맞춤형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금융감독원에서는 현 부동산PF에 대한 위기감이 다소 과장됐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PF 잔액 규모가 가장 작아, 일부 사업장의 부실이 업권 전체의 연체율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통계 착시'다.


개별 사업장이 고꾸라지는 경우는 나올 수 있지만, 금융사 자본 건전성이 높은 만큼 회사가 흔들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사 평균 연체율 1.19%는 2012년의 13.62%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그런데 만약 정말 부동산PF 위기로 쓰러지는 금융사가 나오면 어떡해야 할까?


금융당국은 부실 우려가 있는 건설사에 대해서 선제적인 경영 정상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일부 금융사들은 초저금리 시절 부동산PF 사업을 탐욕스럽게 확장한 측면이 있다. 이런 금융사까지 구제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일부 금융사의 붕괴 여파로 다른 건전한 금융사들마저 연쇄적으로 쓰러지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른바 "뛰어난 수영선수들마저 익사할 때까지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궁극적 대여자'로서 정부가 풀어야 할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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