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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춤사위

by 요술램프 예미

오늘도 한 엄마가 아이를 살해하고 자기도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지난 달에는 부부가 동반 자살을 계획하면서 자녀를 먼저 살해하고, 남편은 죽기 직전 혼자서 깊은 물속에서 빠져나왔다는 기사를 보았다.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아내가 남편을 살해하기도 했다. 며칠 전에도, 몇 달 전에도, 몇 년 전에도 가족이 가족을 해치는 기사들은 수도 없이 쏟아졌다. 나는 이런 기사들을 볼 때면 도대체 이 세상에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어떤 물음을 던져야 하는지 의아하고 국민 모두가 이러한 비극에 대해 서로 의논하고 토론해야 하는 건 아닌지, 정부에서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하는 건 아닌지, 이것이 한 개인의 문제와 한 가정만의 문제인지 어지러운 마음이 든다. 타인의 것이 결코 타인만의 것이라 장담할 수 없고, 그래서 때로는 남의 일이 아닌 듯 아프다.


가끔 사람들은, 특히 부부는 힘들면 같이 죽자는 말을 하곤 한다. 같이 죽자는 것은 모든 것을 그냥 파괴하자는 말이다. 한 사람만 죽는다면 그래도 가족 중 나머지는 생존하지만, 부부가 같이 죽자고 다짐하거나 위협하는 것은 가족 말살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가족 안에 있는 자녀들은 철저히 소외된다. 어른들의 선택이나 충동을 막을 힘도 없다. 고아가 되거나 살해되거나. 아니면, 험악한 말이나 충동적 행동 혹은 버틸 수 없어 포기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한 순간에 머물기를 바라는 것밖에 할 수 없다. 약한 것들이 더 약해지는 상황이다. 그때의 무기력과 무력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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