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가장 먼저 사랑을 주는 세상도 부모, 상처를 주는 세상도 부모일 것이다. 그래서 부모가 된다는 것이, 부모 노릇을 한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때로는 무심코 했던 행동들조차 아이에게는 커다란 상처가 될 수 있으므로. 그렇기에 아이에게는 부와 모가 동시에 필요하다. 때로는 부가 저지르는 잘못을, 때로는 모가 저지르는 잘못을 상대방이 관찰하고 감시하면서 방어하고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부모 모두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한 사람이 아이에게 잘못할 때 나머지 한 사람이 아이의 보호자로서 기능하라는 뜻이다. 이러한 자신의 의무를 잊어버리거나 부모가 잘못된 행위에 대한 공조자가 돼버리는 것은 아이에게는 절망의 세계이다.
부모들이 가장 의도치 않게 혹은 대놓고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 쉬운 것은 자녀들에 대한 다른 마음의 크기를 여과없이 드러내거나 인식하지 못한 채 수정할 기회마저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부모의 태도는 잠시 잠깐에 그치지 않고 아이가 자라는 내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어른이 되어서까지 지속되는 바람에 어린 시절의 상처에 대해 치유받거나 용서받을 기회조차도 없을 때가 많다. 내 친구는 어린 시절 내내 둘째의 서러움을 온 몸으로 받고 자라면서 부모의 관심 밖에 있었고, 친했던 언니는 늘 엄마에게 구박을 받고 자랐지만 엄마의 관심을 받기 위해 형제 중에서 가장 먼저 엄마를 챙기고 가장 많이 엄마를 돌봤다. 그럼에도 그 언니가 원하는 관심과 사랑은 저 멀리에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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