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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농부 세네월 May 27. 2018

Naturally Dangerous를 읽고

vs Artifically Dangerous  Interpretation

자주 가는 사과 관련 밴드에서 많이 쓰이는 제초제가  판매 중지될 것이라는 글을 보며 " 과학적 증거" 내지는 "과학적 사실"의 가변성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안전하니 사용해도 된다고 들었던 제초제인데  문제가 있다고 판매중지를 한다면 대부분의 농약은 세계적인 농업기업의 개발품으로 국내외에서 충분한 실험과 타당성 조사를 거치고 판매되는 것인데

사용 중 판매 중지한다니 그 전의 실험과 조사는 뭐란 말인가?

"과학적인 증거"는  변하지 않는 진실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는 그 증거를 해석하는데 많은 인위적 고려사항이 개입하여 견해가 달라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사례 1. 

2012/3년 당시 영향력 있는 PD가 만든 프로그램에서 MSG를 전혀 안 쓰는 "착한 식당" 시리즈를 열심히 청취하며 반드시 착한 식당 모두를 가보리라 생각했다. 마침 사과농사를 생각할 때여서 "착한 사과. com"까지 등록을 해 놓았었다.

비록 지금도 집에는 MSG가 없지만 알면서 안 먹는 것과 유해한 것 같아서 안 먹는 것의 차이는 크다.


MSG · 카제인나트륨··· 정말 인체에 해로울까?                                                  

당시 미국 식품의약품 안전청(FDA)은 MSG의 하루 섭취량을 제한했고 신생아용 음식에는 첨가 자체를 금지했다.  하지만 이후의 연구에서 MSG와 이런 증상이 전혀 관련 없다고 증명되면서 이런 제한은 모두 해제됐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 안전청(이하 식약청)에서도 2010년에 MSG를 평생 먹어도 무해하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MSG · 카제인나트륨··· 정말 인체에 해로울까? (KISTI의 과학향기 칼럼, KISTI)

(*유럽은 1991년 안전성 인정- Naturally Dangerous)


사례 2. 

귀농교육을 받는데 강사로 오신 어느 교수님이 토양학을 강의하시는 말미에 말씀하셨다, "여러분들은 귀농 귀촌하시려는 분들이니 유기농에 관심이 많으실 텐데, 이것은 알아두십시오, 아무리 좋은 거름을 줘도 식물이 섭취하는 것은 무기원소입니다. 이만 강의 마치겠습니다."

무언가 할 말은 많지만 복잡해서 피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고 그 후로도 유기농에 관한 전문가들의 태도가 모두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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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3. 

비료학을 강의하는 교수님의 파워포인트에는 관행농의 토양 오염 가능성을 명기하고 유기농은 그 언급이 없는  화면이 나왔다. "  질문 있습니다. 유기농에서 많이 쓰이는 보르도 약제에는 ( 유럽에서는 유기농 약제에 해당되지 않지만) 균 이 싫어하는 구리가  함유되어 있는데 많이 살포할 경우 토양에 중금속이 집적될 수 있을 텐데 그에 대한 자료가 있나요?" " 그러 자료는 보지 못했지만 나쁜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요."



"내츄럴리 데인저러스", 제임스 콜만 지음, 윤영삼 옮김, 다산초당 발행 , 2008년 발행

좀 오래된 책이지만 저자인 제임스 콜만은 스탠퍼드대학 화학부 교수/명예교수를 지냈고 미국 과학학술원 위원을 지냈다. 지금도 스태포드 대학 웹사이트에 책과 동명의 웹사이트가 있어 책 출간 이후에 사회적 관심사가 되는 과학적 사실에 대해 업데이트한 기록이 남아있어 접근 가능하다 

(www.naturallydangerous.com).

책 말미에 그는 말한다.

"공공 정책을 통해 해결하려는 문제 뒤에는 언제나 복잡한 과학이 숨어있다. 대중들의 건강을 지키면서 해로운 독성 물질을 규제하고 생태 환경 문제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자연적인 것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뿌리 깊은 환상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


 화학물질에 대한 107가지의 주제에 대한 것으로 재미있게 지식을 넓힐 수 있는 책인데 나는 그의 유기농에 관한 언급에 주목한다.

''정치적인 올바름'과 '과학에 대한 오해'에서 출발한 유기농은 이제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했다".

정치적인 올바름에서 비롯되는 유기농 식품의 권위 때문에 질병 통제센터는 물론 그 어떤 정치 집단들도 유기농 식품에 존재하는 위험성을 감히 공론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얼마 전 유럽에서 일어났던 새싹 샐러드의 오염된 살모넬라균과 대장균의 위험을 얘기한다. 또 합성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세계 인구 중 20억은 굶어 죽었을 것이라고 한다. 화학비료는 우리나라에서도 식량증산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또한 콜만 교수는 GMO 식품의 옹호론자로 유전자 변형식품에 대한 반대는 결국 저개발국 사람들을 계속 식량 부족과 굶주림에 시달리도록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그의 견해는 함성 비료가 아니면 20억이 굶어 죽었을 것이라는 접근방식과 같다. 이 또한 다른 의미의 "정치적인 올바름".


콜만교수의 자료를 찾다가 재미있는 자료를 발견했다.

2008년 서울신문 기사로 콜만교수와 짐 메이슨이라는 사람의 인터뷰로 밑에 링크를 첨부한다.


[위협받는 밥상]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전문가 2인 인터뷰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81024011011&wlog_tag3=naver_blog_share#csidx6fdd41268ef199681120dce34010ce0 

심층적인 인터뷰였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러나 극명한 입장차이을 보여줬으니 신문기사로선 충분할 수도 있었겠다. 



"과학적인 사실"은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웬만큼 살았는데도 "과학적 사실"의 의미에만 천착한 것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정치적 이익"과 "대중의 여론"이 개입되면 너무 고차원적인 방정식이 된다. 그래서 나와는 상관이 없는 얘기인 듯 하지만 실제로는 나와  직간접적으로 긴밀이 연결되어 우리 모두가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크게는 MSG, 사카린 같은 일상생활에 직접 연관이 있는 품목에서부터 사과나무의 병을 치료하는 약제처럼 좁은 범위의 화학물질들이 때에 따라 그리고 누군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긴 하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여야 하는 나로서 당분간은 먹거리에 관련된 일련의 책들을 (짐 네이슨의 죽음의 밥상을 포함해서) 섭렵하여 안전함에 대한 나름의 기준과 그 타당성을 입증할 "과학적 사실"을 수집하는데 집중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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