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꾸는 꿈
[19] 든든한 국밥 친구
공대 수업을 같이 들었던 학번 동기 C와 국밥을 먹다가 자신의 여자친구를 소개해주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교제를 시작하면서 만남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1살 어린 친구였지만 본인이 20살이 되면서 주변 시선이 너무 힘들다는 말을 했다. 현재 서로 결혼을 하고 잘 지내고 있지만 그때 당시 아무리 1살 차이라 하더라도 20살과 19살의 느낌이 이상하다는 말이 적지 않았다. 나는 그런 시선을 떠나서 그 여자친구가 무엇이 좋아서 만나기 시작했냐 물었는데 같이 국밥을 먹으러 갔다가 국밥 뚝배기에 코를 박고 먹는 모습에 반해서 꾸준히 만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돼지국밥에 밥과 고기보다 부추를 더 많이 넣는다는 말에 나도 꽤나 매력적인 친구라고 느꼈다. C는 나를 괜찮은 친구로 받아들였는지 직접 여자친구를 소개하며 여자친구에게 나를 소개해주었다. C와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는데 고등학생 때부터 교제를 했다는 서로의 모습을 기억하고 지금의 모습을 보니 너무 예쁜 한 쌍의 커플이었다. 서로의 지난 시간의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나눠가지는데 각자가 추구하는 개인의 비전과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 이미 "함께"라는 말이 이 커플을 더 예쁘게 만들어주었다.
나에게 경상도 토박이 연년생 친여동생이 있다. 여동생이 너무 곰 같아서 여자에 대한 환상을 어릴 때부터 와장창 깨 주었다. 나도 경상도 남자이지만 여동생은 조금 더 센 경상도 캐릭터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동생이랑 놀 때가 가장 재미있었는데 가끔 통화를 하면 오빠, 동생이지만 1시간은 기본일 때가 많았다. 회사 투정도 서로 주고받다 보면 2시간이 되었을 때도 몇 번 있었다. 아무리 동생의 캐릭터가 세더라도 서로 어른이 되고 서로에게 자주 붙어있던 때가 있었는데 같이 닭발 먹으면서 시간 보내는 게 너무 좋았다. 아무 의미 없는 대화라 하더라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래도 내가 오빠이기 때문에 지켜줘야 하는 부분들을 생각하게 된다. 없으면 허전하기도 하지만 나름 좋은 닭발 메이트로 항상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