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꾸는 꿈
[21] 때로는 멈추어야만 보이는 무언가
스타트업 업무, 과외 6개, 학부연구생, 교내 카페 알바 등 선교단체 훈련을 받으면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재정도 중요했지만 교만해졌던 나의 마음을 낮추기 위해서 내가 붙잡고 있던 많은 것들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대학교 1학년 1학기, 한 달 15만 원으로 시작했던 나의 재정은 나름 부지런히 움직여 모여든 돈으로 인해 한달 60만 원이 넘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높아진 마음을 낮추고자 2학기는 25만 원으로 다시 시작하였다. 1학기는 15만 원으로 생활했으니 비상금 +10만 원으로 생활해보려고 했다. 그래도 한 학기를 15만 원으로 생활을 했던 덕분이었을까? 25만 원이 적당하다고 느껴졌다. 선교단체 훈련을 받으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니 예전과 다르게 돈을 더 사용하기 시작했다. 나의 생활 반경이 소수, "나 혼자"에서 "공동체"로 변하게 되어 "함께"라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다.
항상 삶을 살아내기 위해 혼자 전전긍긍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하다가 선교단체 형들과 누나들을 만나게 되었다. 부모님이 일찍 헤어지셔서 본의 아니게 독립을 일찍 했다 보니 나의 삶은 생존이 걸려있었다. 물론 공부에 집중하라는 아버지께서 최대한 도움을 주셨지만 아버지에게 짐을 드리고 싶지 않아서 몰래 이것저것 많이 했었다. 가족이라는 품 속에서 따뜻하게 자라서 "나"를 잃지 않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찾을 수 있었겠지만 결국 돈으로 인해 "나"를 잃게 되었다. 선교단체 훈련을 받으며 만났던 동아리 누나가 교회 찾기 어려우면 본인이 가는 교회로 가자고 말을 해주었는데 교회에서 목사님의 말씀을 듣기도 전에 몇몇 찬양들로 눈물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려 했던 분주한 나의 마음들이 있는 줄 몰랐고, 애써 괜찮은 척하며 지냈지만 나의 속은 나도 모르게 아파하고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내가 재정이 부족하더라도 내가 여유를 가지기 위해 붙잡고 있던 것을 더 내려놓기로 했다. 학업, 스타트업 업무, 선교단체 활동에만 집중하여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을 위해 마음의 여유, 체력의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붙잡고 있던 것을 내려놓으니 그제야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차근차근 시작하고 여유를 가지고 일을 하고 공부를 하니 함께 하는 사람들도 나를 걱정하는 마음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물지 않은 오래된 나의 상처들이 분명 있었지만 그것이 나를 걸고 넘어뜨리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