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한은 Jan 22. 2024

고맙다는 말의 에너지

[Poem] 너를 생각해

 과학을 가르치는 것이 때로는 지칠 때가 있다.

언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사람을 만나는 것이 나의 일이라는 것에 불만을 크게 가졌다. 아직 젊지만 또래 동기들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너무 큰 불만이었다. 적당히 일하면서 적당한 월급을 받으면서 남들과는 다르게 살고는 싶었지만 적당히 튀는 일을 하면서 안정적인 삶을 원했다.


 잠시 혼자 있고 싶어서 드림스쿨 일정이 끝난 이후 쉬려고 숙소로 들어갔지만 함께 수고한 동료들의 표정이 너무 생각이 났다. 나도 너무 힘들었지만 나보다 더 힘들어 보여서 아이들 운행을 마친 이후 스타벅스에서 돌체라떼, 바닐라라떼 한잔씩과 빵 몇개를 구매해서 동료 쌤들에게 줘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저녁일정이 있던 동료 쌤들은 외부로 나가서 타고 나가는 차 안에 커피와 빵을 넣어두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2시간쯤 지났을까 갑자기 전화가 왔었다. 전화를 무시했지만 왠지 모르게 전화를 다시 해야겠다고 마음이 생겨서 전화했더니


커피 한은 쌤이 준비한거에요?
거의 원샷하듯 마셨잖아 ㅋㅋ
너무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에 울컥했다. 그리고 "고마워요"라는 말이 너무 예쁘게 들렸다.

가끔 말을 예쁘게 하는 동료여서 배려하는 모습도 예뻤는데 고맙다는 그 한마디에 내 마음을 기댈 수 있었다.

나보다 더 어려운 하루를 보냈을 두 사람인데 3명이 하나가 되는 아주 예쁜 말을 통해 피곤했던 하루가 너무 즐거운 마무리가 되었다.


너의 한마디, 행동들 덕분에
내가 그렇게 감동 받는 사람인줄 몰랐어

네가 내게 너무 예뻐서 너를 더 넓게 담고싶어져
이제는 김춘수 시인의 꽃이 어떤 의미인지 알겠더라.
무럭무럭 자라자.

- 꽃을 담는 그릇 -

2023년 11월 4일 과학 쌤 시
2023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