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2.2-18.12.29 맘스홀릭 베이비 카페 엄마 칼럼니스트
우리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이것은 아마도 세상의 많은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도 역시 나의 아이를 키우면서 이 문제에 대해 항상 많은 걱정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소중한 아이를 나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물론 잘 키워야겠다가 답일 것이다.
그렇다면 잘 키운다는 것이 과연 어떻게 키우는 것일까?
이것과 관련해서 요즘 시중에는 각종 기사며 책이며 하물며 일반인들이 쓴 본인 자녀 양육법 등을 알려주는 블로그나 카페의 글들도 넘쳐난다.
그런데 그렇게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나를 포함한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는지 더 모르는 것 같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을 볼 때 답을 찾는 것과도 비슷하다. 우리가 문제에 대한 답의 보기가 2개일 때와 4개일 때 5개일 때 즉 보기의 수가 점점 많아질수록 더 정답을 찾기가 힘들고 갈피를 못 잡는 것과 똑같다.
그래서 나도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글을 쓸까 말까 상당히 고민을 했었다.
내가 괜히 오지랖 넓게 글을 써서는 나름 자신들의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는 부모들을 흔들고 헷갈리게 하는 것은 아닐지, 그리고 어디까지나 자식을 키우는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각자 부모도 다르고, 아이들의 성향도 다르고, 배경과 환경도 다르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는 난 맞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가 이 부분에 대해 내 생각을 말해 보려는 이유는 그냥 내 글을 읽는 부모들에게 아 저런 생각을 가지고 저렇게 아이를 키우는 부모도 있구나라는 것만 슬쩍 한 번 알려주려는 것일 뿐이다.
나는 나의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해서 딱 두 가지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먼저 첫째는 부모가 자식을 믿고, 기다려주자는 것이다.
내가 회사를 다니던 워킹맘 시절부터 나는 막연히 불안했었다. 아이의 성장과 교육에 대해서 말이다.
누구는 돌이 지나 돌잡이 한글과 수학을 한다고 하고, 누구는 또 두 돌이 지나 영어를 시작했다고 하고,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듣고 관련 글들을 볼 때마다 나는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내심 걱정이 되고 불안했었다.
그러던 내가 두 번째 육아휴직을 하고 집에서 지내는데, 관심도 별로 없고 무지했던 나에게 유치원에 막 들어간 첫째 아이에 대한 방대한 양의 교육 수준과 정보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내가 아이의 유치원 입학 오리엔테이션을 가보니 분명 나의 아이와 또래의 아이인데도 어찌나 말을 또박또박 잘하던지 그리고 어떤 아이는 글씨도 쓸 줄 알았고, 또 어떤 아이는 간단한 셈도 할 줄 알았다.
우리 아이가 못하는 것인지, 그 아이가 잘하는 것인지, 내 아이가 정상인 것인지, 그 아이가 비정상인 것인지 도저히 난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몇 번의 그런 경험 후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는 나의 주변 친구들과 이웃들에게 요즘 아이들 교육에 대한 자문과 정보를 구하기 시작했다.
내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6살이 된 나의 첫째 남자아이와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받침 없는 한글 정도는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영어는 어렸을 적부터 계속 노출이 되어 있어야 하고, 숫자는 어떤 숫자가 어떤 숫자보다 크다 작다 정도는 인지를 하고 있어야 하고, 그 외에 태권도, 미술도 이미 하고 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또한 오 OO, 가 O, 플OO 팩 O와 같이 교구를 이용한 학습도 평소에 시켜주는 것이 나중에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워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우리 아이는 어렸을 적부터 문화센터도 한 번 다니지를 않았는데, 다른 아이들이 계속해오고 있고, 지금도 하고 있다는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나는 순간 혼란스러웠고, 대체 무엇부터 어떻게 시켜야 할지, 어떤 것은 시키고 어떤 것은 시키지 말아야 할지 도통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래서 나는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친정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런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엄마, 우리 애는 이미 다 늦었어. 다른 애들은 이것도 하고 있고, 저것도 하고 있데. 내가 회사를 다닌다고 애한테 너무 신경을 안 쓰고 살았나 봐. 우리 애만 하나도 몰라. 별 수 없지 뭐. 지금부터라도 다 시켜봐야지.”
내가 그렇게 말을 하니 나의 엄마께서 하시는 말씀이
“그럴 필요 없다. 아이가 꼭 하고 싶고, 원하는 것 두 가지 정도만 시켜주고, 나머지는 안 시켜도 된다. 뭐가 그렇게 부모가 되어서는 자식을 믿지 못하고 불안해서 그러니?”
“내가 볼 때 애들은 커서 다 때가 되면 자기 스스로 알아서 하게 되어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난 너의 아이를 믿는다. 그 아이가 지금은 다른 아이들보다 많이 부족해 보이고, 뒤처져있을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다 따라잡고 잘하게 될 거다."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데 자기 나름대로의 철학과 소신이 있어야지 주변에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리 휘둘렸다 저리 휘둘렸다 하면 되겠니? 그리고 부모가 불안해하면 자식은 더 불안해하는 법이다. 부모가 딱 중심을 잡고 아이를 키워야 아이도 흔들리지 않고 잘 크지.”
나는 엄마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난 후 한동안 자식에 대해 가졌던 걱정하고 불안했던 마음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나의 엄마의 말씀대로 그렇게 나만의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나의 아이를 믿고,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고 때가 되어서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하였다.
그래서 나는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만을 따로 두세 개 정도 가르쳤고, 대신 학습적인 것은 아이가 원하지 않았기에 하나도 시키지 않았다.
그래도 정말 엄마의 말씀대로 다 때가 되니 나의 아이는 어느 정도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 나의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혼자서 한글을 읽고 쓸 줄도 알고, 간단한 셈도 할 수가 있다. 돌잡이 한글과 수학을 한 아이나 아무것도 시키지 않은 우리 아이나 8살이 되어보니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원하지도 않는데, 단지 부모의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시키는 사교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식은 부모가 믿어주는 만큼 성장한다. 그리고 나무들도 다 때가 되면 알아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이 우리의 자식들 또한 다 때가 되면 스스로 알아서 잘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나의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줄 생각이다.
그다음 둘째는 부모가 자식에게 기대하고 원하는 행동을 부모가 먼저 하면 된다는 것이다.
내가 자식을 지금까지 키워보니 정말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자식은 진정 부모의 따라쟁이이다.
부모가 책을 읽고 있으면, 자식도 옆에서 책을 읽고, 부모가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자식도 이내 옆으로 와서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부모가 하루 종일 TV만 보고 있으면 자식도 TV만 보려고 하고, 부모가 핸드폰을 손에서 놓고 있지 않으면 자식도 기회만 되면 부모의 핸드폰을 보려고 한다.
부모가 집에서 뒹굴거리고 잠자는 것만을 좋아하면 자식도 집에만 있으려고 하고, 부모가 밖에 나가서 노는 것을 좋아하면 자식도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부모가 본인의 화를 참지 못해서 자식을 때리거나 욕을 하면, 자식도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거나 험한 말을 한다.
이처럼 자식은 부모가 자신에게 보여주고 행동하는 그대로 다 닮아서 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가끔 부모들 중에서 우리 아이가 이런 나쁜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대신 이런 좋은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어요라고 주변에 물어보거나 혹은 관련된 것들을 찾아서 보고 들으러 다니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자식의 나쁜 행동이나 좋은 습관 모두 부모로부터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책을 많이 읽기를 바라면 부모가 책을 많이 읽으면 되는 것이고, 아이가 핸드폰을 보지 않기를 바라면 부모가 핸드폰을 보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나와 나의 남편이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우리 아이도 역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키즈카페를 가는 것만큼이나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내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자 아이도 그림 그리는 재미에 푹 빠졌다. 처음에는 그림만 그리다가 이제는 그림을 그리고 그 옆에다가 그림과 관련된 설명까지 덧붙인다.
이처럼 아이는 부모의 성향과 습관을 고스란히 받아서 부모의 모습으로 자란다. 그러므로 부모가 먼저 하고 자식에게 보여주면 된다. 자식에게 바라는 것들을 말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나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 교육 방식이다.
어떻게 보면 이 두 가지 모두 돈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그 어떤 부담을 주지도 않으면서 가장 자연스럽게 클 수 있게 하는 방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처럼 부모에게도 자식들에게도 부담이 되지 않고, 아이들에게 어떤 강요나 스트레스도 없이 그저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것이야 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참된 교육방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