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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스 박 May 09. 2021

[가정] 8 전에 엄마 올게

17.12.2-18.12.29 맘스홀릭 베이비 카페 엄마 칼럼니스트

"엄마 8시 전에 올게!"


내가 매일 출근할 때마다 우리 아이에게 했던 말이었다.


나는 휴직 전 워킹맘 생활을 할 당시 집과 회사의 거리가 멀어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하는 시차출퇴근제를 했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는 늦어도 새벽 7시에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했고, 아니면 저녁 외에 아침에도 등원 도우미 이모님을 써야 했다.


나는 아이를 너무 이른 시간에 맡기는 것은 아이에게 무리라고 판단했고, 아침에도 도우미 이모님을 쓰는 것은 경제적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기에 결국 회사에서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시차출퇴근제를 이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저녁 7시에 땡 하고 퇴근을 하고서 집에 가면 8시에 딱 떨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모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 아이가 8시 가까이만 되면 손가락으로 시계를 가리키며 "팔팔" 이런 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8시에 집에 들어가면 우리 아이는 나에게 안기면서도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곤 했다.


이건 뭐 내가 제때 집으로 출근했는지 확인이라도 하는 것인지


'아 무섭다. 5분이라도 늦으면 뭐야 나 지각이야? 역시 화장실 급해도 참고 오길 잘했네.' 


싶을 때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나와 아이와의 약속시간이 정해진 것이었다.


'에이 이럴 줄 알았으면 넉넉하게 9나 10이라고 해둘걸. 지금 바꾸자고 하면 안 되겠지?' 


이처럼 나와 아이 사이의 약속이나 규칙이 생기면 난 어떤 경우에든 지키려고 노력을 했다.


이것은 하루 종일 아이와 시간을 보내주지 않음에 대한 나만의 철칙이었다.


나는 일단 집에 퇴근하고 가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신나는 동요를 들으며 애와 신나게 율동을 한판 하고, 그리고 둘 다 기운을 뺄 만큼 뺐다 싶으면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꼭 아이가 잠들기 전에는 침대에 함께 누워서 책 5권을 읽어주었다.


물론 컨디션 좋을 때는 한 권 정도 서비스 해주곤 했다. 


내가 워킹맘이다 보니 물리적으로 오랜 시간을 아이와 함께 해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아이와 보낼 수 있는 한정된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자는 것의 나의 육아원칙이었다.


아이에게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기 위에서 난 아이와 여러 가지 약속을 정했고, 그것에 따랐다.


만약 우리들의 이런 약속이 없었다면 아이는 하염없이 엄마가 보고 싶었을 것이고, 기다림이 컸기에 엄마가 와도 엄마가 계속 고프고, 끝도 없이 놀고 싶었을 것이다.


엄마는 8시면 항상 나타나는 사람


자기 전 2시간은 나하고만 시간을 보내주는 사람


이라고 인식시켜주면 나하고 애 둘 다 편했다.


그리고 하나 더


아이에게 보고 싶었다고, 사랑한다고 말을 자주 해주었다.


스킨십도 자주 해주고, 나는 회사를 다니던 평일에도 매일 아침저녁으로 아이의 몸에 오일을 발라주면서 마사지해주고는 했다.


큰 타월을 깔아서 눕게 하고 마사지해주면 아이가 키득대면서 참 좋아했다.


워킹맘도 조금만 노력하면 아이와 충분히 유대감을 가지고 친밀하게 지낼 수가 있었다.


언젠가 나의 육아휴직이 끝나고 다시 출근하게 되면


난 아이들에게 또 이렇게 말하고 나오겠지


"엄마 8 전에 올게. 우리 이따 만나자. 사랑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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