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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춤

아름다운 이 순간에

by 미세스 박

멈추지 않았던 너의 삶을


휴직해서도 그대로 가지고 갈 거야?


변하지 않으니까


변할 수 없으니까


넘치게 사랑하였고, 사랑하였다.


나는 사람을 사랑하였다고 분명 말하였는데


JiN은


내가 조직을 사랑한 것이라고 하였다.


사실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였지만


차이를 알기도 쉽지 않았다.


조직과 그 안에 사람을


구분 짓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가진 시간과 돈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때로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완벽하고 싶었다.


내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외롭지 않기를 바랐고, 서운함을 느끼지 않았으면 했다.


직급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서럽지 않았으면 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지쳐 있었다.


내가 병들어 있었고, 속이 곯아 있었다.


그러한 것들이 화로, 때로는 침묵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무서웠다.


이제 그만. 도망가야지.


더는 보여주기 전에. 밑바닥이 드러나기 전에. 아름다운 이 순간에


그것도 네가 생각하기 나름


그래서 잠시 종지부를 찍어본다.


행복했으면 한다. 나도 그리고 나의 동료들도.


지금 이 자리에 있던. 새로운 곳을 가던


가. 가버려. 가버리라고


그러기로 했잖아.


새로운 곳에 가면 우리가 더 나을 거라고. 행복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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