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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스 박 Jan 29. 2023

[가정] 가족의 소중함 잊지 않기

17.12.2-18.12.29 맘스홀릭 베이비 카페 엄마 칼럼니스트

가족.


나에게는 언제나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단어이다.


그만큼 나에게 가족이라는 존재가 소중하다는 의미일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족들의 소중함을 종종 잊고 사는 것 같다.


가족이라는 존재의 당연함과 익숙함에 그런 것일 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가족이라는 존재는 어찌하다 보니 주어졌고, 지금까지 누리며 살고 있다.


결혼 전 가족들처럼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주어졌든 결혼 후 가족들처럼 내가 원해서 주어졌든 나는 가족들과 매일 같은 공간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함께 생활하며 지내고 있다.


가족이라는 존재는 내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늘 나의 곁에 있어주었고, 내가 아플 때나 가끔 그들에게 화를 낼 때에도 그들은 내 옆을 떠나지 않았다.


나에게 가족이란 그렇게 당연하고, 한결같은 존재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가족들이 세상에서 가장 편했고, 그래서 때로는 내 마음대로 그들을 대할 때도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만큼은 어떤 경우에든 나를 떠나거나 버리지 않을 것임을 내가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세상에는 영원한 것도 영원한 관계도 없는 법.


내가 과거에 한때 가족만큼이나 나에게 가깝고, 소중했던 현재 내 곁에 없는 존재들을 돌이켜보면 그들과 영영 이별하게 돼서야 나는 ‘아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사람이었는데.’라고 후회를 하고는 했었다.



그러니 가족도 나에게 영원할 수만은 없는 것이었다. 그들의 존재함도, 그들과의 관계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의 결혼 전 가족들과 결혼 후에도 여전히 연락하고, 만나고, 챙기며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예전처럼 같은 공간에서 지내지는 않는다.


나에게 그들의 존재함은 변함이 없으나 각자 서로 지내는 공간이 달라졌기에 우리의 관계와 생활은 조금 변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나의 가족들도 언젠가는 그러할 것이다.


지금이야 매일 서로 지지고 볶고 싸우고, 그래도 금방 풀렸다가 웃고, 사랑하며 지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우리에게도 분명 헤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고, 평생 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수시로 우리 가족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들은 나를 참 힘들게도, 웃게도 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결혼 전 부모님들이 꾸린 가정에 자식의 입장이었을 때는 그저 위에서 주는 일방적인 사랑을 받기만 했었다.


그런데 내가 결혼을 하고 남편과 함께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낳고 살다 보니 책임감도 커지고 예전보다 챙겨야 할 것들도 많아졌다.


내가 결혼 후 가정에 대한 나의 책임과 역할이 커지고 많아져서 그런 것일까?


나는 결혼 전 부모님들께서 가끔 어디론가 여행을 가셔서 집을 비우실 때면 적당히 자유롭고 불편한 정도였다. 그러나 결혼 후 남편과 아이가 없으면 하루 정도는 편했지만 그것도 잠시 그 이후로는 많이 외롭고 허전했다.


내가 예전에 워킹맘으로 지내며 주말부부에 독박육아를 할 당시 가끔 업무가 너무 바쁠 때면 나는 지방에 있는 시댁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남편에게 일주일 정도 아이를 보내고는 했었다.


그러면 처음에는 나는 나만 챙기고 회사를 다녀서 홀가분하고 편했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에 오면 그 작던 집이 크게 느껴졌고 또 적적하고 허탈했다. 그리고 뭐랄까 집에서 내가 할 일이 없어지니 순간 실업자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렇게 남편과 아이가 이따금씩 내 옆에 없으면 나는 정말 가족들이 내 삶의 전부라는 것을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닫게 된다.


내가 잠시라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큰일이 난 것처럼 나에게 달려오는 아이, 잠깐 같이 TV를 보다가 자리를 비우면 어디 가냐고 물어보는 남편, 이처럼 내 삶 곳곳에 배어있는 내 삶을 채워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그래서 우리는 잊고 살면 안 된다.


만약 누구라도 가족들에게 조금 지쳐있다면 하루 이틀 정도만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면 분명 가족들로 인해 빡빡하게 채워져 있던 일상들이 금세 그리워지게 될 것이다.


나도 남편과 아이들과 매일 지지고 볶고 살 때는 잘 몰랐다가 잠시라도 내가 그들을 떠나 있거나 그들이 나를 떠나 있거나 하면 가족들이 많이 생각나고, 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가끔씩 사는 것이 너무 힘들고, 그래서 가족들을 챙기는 것도 귀찮고 버거울 때면 한 번씩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본다.


그렇게 나의 일상과 가족들로부터 잠깐만 나를 멀리 놓고 보면, 다시금 가족들의 소중함이 느껴지고, 그들이 간절해지고는 했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것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어느 정도 필요한 삶의 지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가족들의 당연함과 익숙함에 자신만만하고 조금은 건방져 있는 당신이라면, 잠시만 지금 혼자 외출해서 동네에 있는 카페라도 가서 시간을 보내보자.


그럼 당신은 몇 시간 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남편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손에 한가득 사서 들고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가족이란 나와 당신에게 그런 것.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그래서 그 소중함을 잊으면 안 되는 고마운 존재들인 것이다.


항상 잊지 말고, 기억하도록 하자. 우리의 가족들을. 그들의 소중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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