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에서 '엄마는'
어렸을 때 목욕탕에서 때를 벅벅 밀고 나오면
엄마가 얌전하게 잘 있었다며 목욕탕 바로 앞에서 파는 설탕 묻은 핫도그를 사주었다.
모의고사를 본 날엔 통닭을 시켜 먹었다. 수능 끝난 날도 양념치킨을 시켜 먹었다. 엉엉 울면서.
그렇게 좋은 추억이 있어
지금도 번역 최종본을 보내거나 통역을 마치고 나면 일단 나가서 따뜻한 소이라떼나 아이스바닐라라떼를 한 잔 때린다. 병원이나 힘든 치과 치료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는 에그타르트를 사 먹는다. 요가가 힘든 날엔 요가원 1층에서 파는 김밥 먹을 생각을 하며 버틴다.
그렇게 엄마는 내게 일상에서 행복을 만나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런데 엄마는 그 작은 체구에서 대체 어떤 힘으로 애들 때까지 다 밀어준 걸까.
왜 엄마는 안 먹고 딸들 손에만 쥐어 줬을까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