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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clesay May 09. 2022

일주일에 두 번 그 식당에 가는 이유

열한 번째 밥상:일주일에 두 번 그 식당에 가는 이유

요즈음 자주 찾는 식당이 있다. 태국 음식과 베트남 그리고 동남아의 음식을 주로 하는 곳이다.

보통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들러 혼자 밥을 먹는다.

음식을 주문할 때 에는 두 가지 음식을 주문한다.

쌀국수도 태국식과 베트남식이 있지만 난 태국식을 더 선호한다. 내가 즐겨 먹는 태국식 쌀국수는 고수를 듬뿍 잘라 넣고 거기에 퓌쉬 소스를 뿌려 먹는다.

태국에 들렀을 때 원주민들이 먹는 전통 태국 음식들을 대접 받은 적이 있다.

그때 처음 먹었던 오리지널 퓌쉬 소스의 맛을

잊을 수가 없었고 그 후 한국에서 태국 음식을 먹을 때에는 필히 고수와 태국 소스를 듬뿍 곁들여 먹게 되었다.

처음 이 식당에 왔을 때 쌀국수에 고수가 없었다.


"고수를 주시는데, 많이 좀 주시고요, 퓌쉬 소스도 따로 주세요"


"맛이 강하실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네! 괜찮습니다, 주십시오.

이제는 자주 들리는 단골 집이 되어 알아서 챙겨 주신다.

이 식당을 처음 올 때부터 지금 까지 이곳은 혼자만의 아지트이다. 가족이나 지인과 온 적이 한 번도 없다.

난! 처음 이곳에 와 식사를 할 때 무척이나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혼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몇 일째 혼 서 밥을 먹어야 했다. 말이 좋아 시인이고 작가지 남들이 볼 때엔 그냥 한가한 백수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왠지 모를 외로움, 심한 갱년기가 의심될 정도로 우울하고 무기력했다.

매일 혼자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이 식당에 들렀었다. 그리고 정말 맛있는 한 끼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맛있었다, 외로움을 잊을 만큼 맛이 꽤 있었다.

그 후 나는 이곳의 단골이 되었다. 일주일에 한두 번 꼭 들러 좋아하는 쌀국수와 싸이드 메뉴 하나를 꼭 시켜 먹었다. 그리고 하나도 남긴 적이 없다. 특별히 이 집의 불 맛은 최고다. 그 불 맛에 이끌려 자주 찾아 오게 되는 것 같다.

사람이 참 묘한 존재인 것 같다, 극심한 외로움과 우울이 맛있는 음식 하나로 사라질 수 있다니,

참 쉬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행복하다. 미각을 촉진시키고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그래서 식이요법이 사람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가 보다. 워낙에 태국 음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최고의 맛집을 찾은 샘이다.

우연히 알게 된 이곳이 인생 맛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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