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4
부산 대저에 다녀왔습니다. 부산 출장 가면 회도 먹고 바다도 보고 뭐 그러시는 줄 아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기차 타고 지하철 타고 잔치국수 한 그릇 먹고 밭 둘러보고 또 또 기차나고 지하철 타고 돌아오는 게 저의 출장의 전부입니다. 제주도도 마찬가지예요.
11월까지만 해도 걱정될 정도로 올 겨울 너무 따뜻하다 했는데 12월 들어서면서부터 추운 날이 좀 많습니다. 보통 요맘때 부산 내려가면 서울하고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푹한 날씨였는데 오늘은 따뜻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실제로 올해 토마토 하우스에 작년보다 빨리 기름을 떼기 시작했고 벌써 작년의 2배만큼의 기름을 소비했다고 하십니다. 기름 값은 오르고 연료비는 늘어나고 거기에 올해도 연작장해가 일부 왔습니다. 올해는 좀 나아질까 싶었는데 인력 구하긴 여전히 힘들고 일조량은 갈수록 부족해집니다. 하늘은 늘 뿌옇고 쨍하고 맑은 날은 이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뭐 하나 기쁜 소식은 없고 죄다 우울한 소식입니다.
내년까지만 해보고 땅이 회복이 안되면 단계적으로 양액재배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작년부터 나온 이야기인데. 이제 염규황 농민의 토경 재배 대저 토마토와도 언제 이별을 할지 모를 상황이 되었습니다. 농업도 어쩔 수 없이 돈의 움직임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확량과 품질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야 되는데 품질이 아무리 좋아도 양이 안되면 농민 입장에서는 어렵습니다.
농장에 가서 서로 신세 한탄만 하다 올라오기 시작한 게 벌써 꽤 오래되었습니다. 변해가는 상황이 저라도 농사짓기 참 싫을 것 같습니다. 시장의 과일 가격도 갈수록 양극화 현상이 심해집니다. 상. 중. 하에서 중이 조금씩 사라지더니 최근 2-3년의 시장 상황을 보면 중이 완전히 사라진 느낌입니다. 상 아니면 모두 하. 상의 가격은 갈수록 치솟고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가진 자들의 삶은 관계가 없나 봅니다.
생산비는 갈수록 증가하는데 판매 가격은 그 속도로 올릴 수가 없는 것 역시 계속되는 고민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킬로당 1,000원씩 더 드리기로 하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판매를 앞두고는 늘 셀레고 긴장되고 흥분되는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올해는 시작도 하기 전에 걱정부터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