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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노을 Apr 13. 2021

원래 그런 건 없습니다

고정관념을 깨뜨려라

‘그건 원래 그래요’

어느 집단과 그룹이든 그 모임이 지속되고 자리를 잡아가면 전통과 역사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게 일 년이 되었든 수 십, 수 백 년이 되었든 상관없다. 그 모임에 속한 사람들이 집단의 특성과 문화에 물들어갈 때쯤이면 ‘원래’ 그렇다는 병에 걸리고 만다.


모든 선택과 방향을 새로운 도전과 ‘과감함’에 두지 않고, 그동안 해왔던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얻었던 지식에 근거하여 원래 해왔던 ‘안정감’을 기반으로 선택이든 결정이든 하게 된다.


그런데 ‘원래 그렇다’는 것만큼이나 비겁한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존에 있는 틀 자체를 무시하거나 무의미하다고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원래 그렇다는 말로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너무 많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 나약하고 연약한 존재로 만들어 간다.


사람의 고정관념은 참으로 무섭다. 생각의 폭이나 사고의 경계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원래 그렇다'는 표현을 일종의 '고정관념'으로 바라본다. 만약 모든 것이 '원래 그렇다'면, 우리에게 오늘이 있었을까? 사람은 원래 날 수 없다고 말한다면 비행기를 만들어 날아보려는 시도가 무의미하지 않았을까? '원래 그렇다'는 말에 갇혀 있지 말고, 그 '원래' 그런 것들을 바꾸어 더 발전시켜보면 어떨까? 이제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원래 비행기는 하늘 위를 나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출처: 날일달월의 유튜브>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원래 그렇다'는 핑계로 자그마한 그 어떤 노력도 없이는 두 사람의 사이가 결코 발전할 수가 없다. 남자는 원래 이렇다느니, 여자는 원래 저렇다느니 하는 식의 말들만큼이나 어리석은 대답은 없다. 남자는 이럴 수도 있고, 여자도 저럴 수 있다. 살면서 일종의 틈을 열어주는 것. 그래서 우리의 삶이 작은 호흡 정도는 유지하며 쉼을 가질 수 있도록 여유로움을 더해주는 것이 바로 '원래 그렇다'는 사실을 뒤집는 일이다.


나는 그림을 못 그린다. 원래 그랬다. 그림을 그리는 대신 나는 글을 쓰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래서 언제고 낙서를 할 때가 되면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글씨를 써서 내 마음속에 있는 작은 말들을 적어내곤 했다. 나 역시도 원래 그림을 못 그린다는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작은 시도조차 가져본 적이 없었다.


오늘도 나는 스스로를 되뇌인다. 

'원래 그런 건 없었어. 다만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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