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검사를 위한 금식이 싫다
‘저녁 9시 이후로 금식하세요’
중요한 병원검사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금식을 해야 한다. 평소에는 그렇게 먹는 것을 즐기지도 않으면서, 금식해야 한다는 간호사의 말에 괜시리 먹고 싶었던 것들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검사를 마치고 병원 주변 카페에서 오전 금식을 한 나 자신에 대한 셀프보상을 주었다.
잔잔히 흘러 나오는 카페 음악과 뒤섞여 웅성이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와 익숙치 않은 샌드위치와 벤티 커피가 뒤엉켜 정신을 쏙 빼간다. 아직 허기진 배를 달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래도 좋다.
무언가 먹을 수만 있다면.
금식은 단순히 먹지 못하게 하는 식사 중단이 아니라, 평소 별것 아니라 생각했던 음식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진짜 금과 같은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