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 노을 Jan 20. 2022

통증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마지막 신호

우리 몸속 장기들은 통증을 유발하여 자신이 살아있음을 간간히 알리곤 한다. 평소에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아갈 때에는 장기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제 기능은 잘하고 있는지 관심도 없다가 통증을 유발하는 아픔을 느낄 때에야 찾는 걸 보니 장기들도 제 나름대로 서러웠으리라 생각이 든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비슷하다. 평소에 아무런 문제 없이 지내는 '보통의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큰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지도 않아도 잘 있다. 오히려 평범한 일상 속에 가끔은 지워져 있다고 표현하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관계가 틀어지고 서로 불편한 일들이 생기고 나면 그제서야 그 사람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 못되었는지 돌아보는 일들이 달갑지는 않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기에 되짚어보고 생각해 본다.


삶이라는게 그렇다. 고통 없이, 아픔 없이, 그렇게 아무런 일 없이 지나면 좋겠지만 그런 무채색의 평범한 일상들의 때로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무관심함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사실. 그러니 아픔이라든지 고통이라든지,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 '기분 나쁨'으로 반응할 것이 아니라, 살아있음을 재차 확인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라 여겨야 한다.


통증은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마지막 신호이다.

작가의 이전글 9시부터 금식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