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음을 나타내는 마지막 신호
우리 몸속 장기들은 통증을 유발하여 자신이 살아있음을 간간히 알리곤 한다. 평소에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아갈 때에는 장기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제 기능은 잘하고 있는지 관심도 없다가 통증을 유발하는 아픔을 느낄 때에야 찾는 걸 보니 장기들도 제 나름대로 서러웠으리라 생각이 든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비슷하다. 평소에 아무런 문제 없이 지내는 '보통의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큰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지도 않아도 잘 있다. 오히려 평범한 일상 속에 가끔은 지워져 있다고 표현하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관계가 틀어지고 서로 불편한 일들이 생기고 나면 그제서야 그 사람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 못되었는지 돌아보는 일들이 달갑지는 않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기에 되짚어보고 생각해 본다.
삶이라는게 그렇다. 고통 없이, 아픔 없이, 그렇게 아무런 일 없이 지나면 좋겠지만 그런 무채색의 평범한 일상들의 때로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무관심함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사실. 그러니 아픔이라든지 고통이라든지,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 '기분 나쁨'으로 반응할 것이 아니라, 살아있음을 재차 확인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라 여겨야 한다.
통증은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마지막 신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