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야나카긴자에서 우에노공원까지
여행하는 일주일 동안 17만 보를 걸었다. 혼자 간 여행은 2015년 까미노 이후 10년 만인데, 다시 순례자가 된 것처럼 열심히 걸어다녔다. 걸으면서 새로운 풍경, 예쁜 빛을 발견할 때가 내 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 외에는 엔젤링 선명하게 남는 생맥주, 맛있는 스시, 그리고 음. 소노호카니모 이로이로 아리마스가...
전날 비가 매섭게 왔기 때문에 이 날은 아침부터 하늘이 맑고 기운이 남았다. 딱히 목적지를 정하고 온 여행이 아니라 어디를 갈 지 잠시 고민하다가 작년에 좋았던 유야케단단으로 향했다. 거리는 출근하는 사람들, 등교하는 학생들, 오픈을 준비하는 상점들로 조금씩 분주해지고 있었다.
야나카긴자에서 우에노공원까지 걸어가는 길은 아마도 도쿄에 갈 때마다 빠지지 않는 코스가 될 것 같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에 나올 법한, 생활감이 가득하면서도 한 명 한 명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거리다. 아이를 앞뒤로 태운 자전거들이 유독 자주 지나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종착지가 도쿄국립박물관을 비롯하여 미술관이 가득한 우에노공원이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이번 여행의 일미로는 야나카긴자에서 먹을 은대구를 꼽겠다. 교토식으로 미소에 절인 은대구, 양이 좀 아쉬웠지만 풍미가 여전히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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