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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번의 하루 2

2024.10.27. 일요일 | 중략을 풀어서

by 대장

비가 추적추적 내린 탓인가 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다음 영화가 시작하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약 120분.

전일빌딩을 다 둘러보기엔 촉박한 시간인 것 같다 생각하면서도 우선 출발. 가는 길에 미로센터라는 곳이 눈에 띄 잠시 발길을 멈췄다.


슬쩍 둘러만 보고 나가려 했는데, 인상적인 작품이 있어 시간을 좀 썼다. 광주비엔날레 덕인지 해외 작가들의 작업이 꽤 들어와있었다.


아미르 야치브, <아담>, 2024

실제 임상 심리학자에게 AI 상담을 받게 된다면? 이라는 귀여운 아이디어.


내담자가 된 AI의 고통은 자신이 인간이 아니며, 인간이 될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인가 실존을 다룬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던진다. 전시의 주제와도 딱 맞는다.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작은 장치 몇 개로 영상을 끝까지 흥미롭게 보게 만든, 매우 영리한 작품. 배우들의 연기가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작품 정보는 추후 업데이트)


흡족한 마음으로 미로센터를 나와 다시 전일빌딩을 향하던 중 발견한 곳, 광주미술관.


2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인체 조형 작업을 하는 권윤지 작가의 작품에 눈길이 갔다.



전시를 다 보고 나가는 길에 아트 굿즈를 판매하는 작은 매대가 있었다. 보기 드물게 미니어처 있었는데, 수작업이 들어갔음에도 불구 염가에 판매하고 있었다.

무려 광주에서 유명한 우거지 뼈해장국 세 번 먹는 것보다 싸다!


엄청 내 스타일이냐?하면 그건 아니지만 어쨌든 마음에 들긴 하고, 이 가격에 안 사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 끝에 하나를 구매했다.


권윤지, <자유인>, 2018 / 내가 구매한 미니어처

그렇게 다음 영화 볼 시간이 되어 결국 전일빌딩은 가지 못했다고 한다. 전일빌딩은 훗날 다음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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