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시작부터 선택의 연속이다.
여행은 쉴새없는 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 그렇듯 여행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선택의 연속이다. 어쩌면 우리가 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가끔씩 깨달을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여행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유럽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단 10일간의 유럽 여행이라 하더라도 3~4개국을 돌아다니며 각 나라 각 도시의 모습들을 모두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도시에 긴 시간 머무르며 그 도시에 사는 사람처럼 살다가 오는 사람도 있고, 30분 단위로 시간표를 만들어서 여행 계획을 짜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숙소도 제대로 예약하지 않고 일단 비행기에 몸을 싣고 보는 유형도 있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이탈리아에서 마셨던 에스프레소가 생각나던 시기가 있었다. 신혼여행으로 이탈리아를 다녀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아메리카노의 커다란 컵이 정말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바에 기대어 서서 1유로 짜리 영수증을 내밀고 잠시 기다리면 에스프레소가 나온다. 작은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에 설탕 한 봉지를 털어 넣고 그대로 원샷하는 그 커피의 깔끔하고 강렬한 맛이 정말 뇌리에 박혔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다시 이탈리아에 가기로 했다. 이왕 유럽에 다시 갈거라면 가보지 않는 나라에 가는 것도 좋으리란 생각도 했다. 가야할 나라를 이탈리아로 정했다면 이번에는 색다르게 소도시들을 둘러보며 관광지와는 다른 무엇인가를 느껴보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우리 부부에게 있어 여행이란 것이 항상 새로운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익숙한 곳으로의 방문도 또 하나의 여행일 수 있고 낯설었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익숙함을 통해서 발견되어질 때의 느낌 또한 우리는 즐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탈리아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