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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산코끼리 Oct 08. 2017

월요일

어떤 상황에 대해서 혹은 어떤 사람의 행동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난 후 다시는 그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자신의 행동이나 그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조금씩 보수적으로 수정해 나가는 행동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행동들을 반복하다 결국...... 그렇게 결국에는 특정 상황이나 특정 인물을 대하는 순간이 오면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라고 생각해보았다.  금요일 저녁 10시를 넘기며 "이 자식을 죽여버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노라 이야기하는 후배의 말을 듣는 순간 이런 나의 상태가 단순한 업무의 스트레스로 인해 생겨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한 편으로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업무가 많아도  회사를 벗어나기만 하면 뒷목의 뻐근함이 느껴지지 않았던 지난 시절과 비교해볼 때 역시나 내가 겪고 있는 이 상황이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주말을 포함하여 며칠 동안 나를 괴롭힌 것은 단순한 회사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라거나 월요병 같은 가벼운 기분의 문제가 아니었다. 밥을 먹으며, 샤워를 하며, 심지어 웃는 아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그 생각들이 나를 점점 무표정한 사람으로 만들어갔고 스스로 그런 괴로움들을 이겨내지 못할 만큼 약해져 버린 것은 아닐까? 하며 나약해진 것 같은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있었다. 이 일은 그렇게 단순히 긍정적인 사고 정도로 이겨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하면 내 삶 전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어쩌면 세상 모든 것을 대하는 내 태도를 결정할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요일 아침 8시 30분 커피를 손에 들고 지난 주말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웃으며 내게 전하는 그에게는 분명 삶과 일이 잘 구별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 여기기를 회사에서는 일을 열심히 하는 연구원이고 집에서는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인 것 같았다. 좋겠다 이색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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