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히는 문 뒤에 남은 숨결
도시의 불빛이
조금씩 낮아질 무렵,
어딘가의 문이
닫히고 있었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던 거리는,
이 시간만큼은
조용했다.
그곳이 카페였는지,
식당이었는지,
아니면 편의점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 공간은
닫히기 직전이
가장 솔직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 손님은
언제나 천천히 움직였다.
그날도 그랬다.
지친 얼굴로 들어와
뜨거운 국물 한 숟갈,
혹은 커피 한 모금을 들이켰다.
점원은 이미
문 닫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누구도
서두르지 않았다.
그들 사이에는
이해보다
조용한 동의 같은 것이 있었다.
누군가는
말을 했다.
“이 시간엔, 그냥 누가 있는 게 좋아요.”
그 말이
어쩐지 오래 남았다.
그가 떠난 자리에
놓인 컵과 젓가락,
그리고 테이블 위의
물자국 하나.
다음 날 아침,
그 흔적들은
닦이고 정리되어
아무 일 없던 듯
하루가 다시 시작되었지만
그날 밤의 공기만큼은
아직 남아 있었다.
언젠가
그 가게 앞을
다시 지나쳤을 때,
불이 꺼진
창문 안쪽에서
그 원을 본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건 단지
누군가의 하루의 끝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하루의 끝은,
또 다른 사람의 기억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