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스쳐간 얼굴들

옛 번호로 걸려온 전화

그날 저녁,

전화가 걸려왔다.


번호는

낯설었다.


그런데

화면에 뜬 번호의

마지막 네 자리가

어딘가 익숙했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나는 천천히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혹시… 씨 휴대폰 맞나요?”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목구멍 안쪽이 잠깐 굳었다.


그건 몇 년 전,

서로의 번호를 지우며

끝났던 사람의 이름이었다.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했다.


“아니요, 번호 바뀐 지 좀 됐습니다.”


여자는 미안하다는 듯,

작게 “아… 그렇군요”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혹시… 그분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웃음이 났다.


그 목소리에 묻은 조심스러움이,

예전의 그 사람을 떠올리게 했다.


통화는

금세 끊겼다.


남은 건

화면에 찍힌 통화 시간

00:42.


그 짧은

42초 동안,


나는 한 사람의

기억 속으로 다녀온 기분이었다.


다시 그 사람의

이름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전화기를 내려놓자

방 안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정적이 나쁘지 않았다.


누군가의 이름은,

지워진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그건 단지,

어느 날 다시 불려질 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옛 번호로 걸려온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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