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좌석에 놓인 무선 이어폰 한짝: 사라진 소리의 자리
아침
8시 13분
지하철 2호선,
사람들로 가득한 객실.
그 좌석 위에는
작은 무선 이어폰 한짝이 놓여 있었다.
왼쪽 것도,
케이스도 아닌
딱 한짝만.
이어폰은
희미하게 불이 들어와 있었다.
배터리가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
누군가의 아침이,
아직 꺼지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스쳐 지나갔다.
누군가는 발끝으로 밀려갈까 조심했고,
누군가는 흘끗 보기만 하고 자리를 잡았다.
이어폰을 누가 두고 내렸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한 학생은 말했다.
“이거 한짝이면 못 쓰는데…”
하지만 주인은 분명 찾아 돌아오고 싶을 것이다.
지하철 CCTV 담당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어폰이 제일 많이 나와요.
근데 한짝만 나오는 경우가 가장 많아요.
그 사람에게는
‘잃어버렸다는 사실’이
하루 종일 귓가에 울릴 텐데…”
이어폰이라는 물건은 작다.
그러나 그 안에는
사람의 하루가 담긴다.
아침에 듣던 음악,
미뤄둔 강의,
누군가의 메시지 알림.
모두 한쪽에 담겨 있다.
전동차가 급정거하며
이어폰은 그대로 굴러 내려갔다.
좌석 아래 어둡고 차가운 바닥.
거기서 한동안 멈춰 있었다.
마치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
열차가 종착역에 도착했을 때,
청소원이 그 이어폰을 주웠다.
그는 말했다.
“이건 되돌아갈 확률이 거의 없죠.
근데 저는 그래도 보관함에 넣어요.
이걸 잃어버린 사람은
오늘 하루에 작은 구멍이 생겼을 테니까.”
사람은 때때로
소리 하나를 잃고도
마음이 조용해지지 않는다.
이어폰 한짝이 사라진 자리에는
들리지 않는 이야기만 남는다.
지하철은 그 조용한 이야기들을
매일 바퀴 아래로 흘려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