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점에서 같은 과자를 사던 학생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

그 학생은

매점에 오면 망설이지 않았다.


진열대 앞에서 잠시 서는 법도 없이

늘 같은 과자를 집었다.


파란 봉지,

모서리가 조금 구겨진 채로.


계산대에 올려놓는 동작까지

늘 같았다.


매점 아주머니는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맨날 그거야.

다른 거 새로 들어와도 안 봐.”


아주머니는 봉투를 건네며

늘 같은 말을 했다.

“오늘도 그거네.”


학생은 고개만 끄덕였다.


그 과자는

특별히 맛있지도,

유행하지도 않았다.


친구들은 가끔 물었다.

“왜 맨날 그거야?”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짧게 말했다.


“예전부터 먹던 거라서.”


그 말은

설명 같기도 하고

설명하지 않겠다는 말 같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그는 교실 창가에 앉아

남은 과자를 천천히 씹었다.


창밖에서는 체육 수업 소리가 났고,

복도에서는 종이 울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과자는

그날의 마지막 선택 같았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그는 같은 과자를 샀다.


시험이 끝난 날에도,

비 오는 날에도

봉지는 늘 같은 색이었다.


아무도 묻지 않았고,

그도 설명하지 않았다.


그저

매점에서만큼은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하루에 한 번,


그는 같은 선택으로

하루를 건너갔다.


그 학생은 아마도

그 과자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고르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매번 다른 것을 선택해야 하는 나이에서,

단 하나라도

늘 같은 것이 있다는 것.


그건

생각보다 오래

사람을 버티게 한다.


졸업식 날,

매점은 일찍 문을 닫았다.


그 학생은

빈 매점 앞에 잠시 섰다가

아무것도 사지 않고 돌아섰다.


손은 자연스럽게

가방 쪽으로 향했지만

이내 멈췄다.


그 후로

그 과자를 사는 학생은 없었다.


진열대는 바뀌었고

매점은 여전히 바빴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가끔

가장 아래 칸을 한 번 더 정리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시절을 지나온다.


그것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 선택 안에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매점에서 같은 과자를 사던 학생은

그렇게

자신의 하루를

조용히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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