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IC #11
카페 메뉴판 앞에 서면 어떤 커피를 골라야 할지 망설여지죠. 맛을 가늠하기에는 생소한 이름들이 가득해서요. 결국 우리의 선택은 습관적으로 아메리카노로 기울기 마련인데요. 카페에서 주문하는 메뉴의 폭을 넓히고 싶다면 ‘블랙커피’의 종류부터 알아보는 건 어떨까요? 겉보기엔 아메리카노와 비슷해 보이지만 만드는 방법이 달라서 느껴지는 맛의 차이가 무궁무진하답니다.
에스프레소
높은 온도와 강한 압력으로 추출한 진한 커피예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의 베이스가 되는 농축액이기도 하죠. 에스프레소는 머신을 이용해야 만들 수 있는데요. 곱게 분쇄한 원두를 머신에 넣고 20~40초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고온으로 압력을 가하면 에스프레소가 추출된답니다.
‘데미타세’라는 작은 잔에 담아 마시는 에스프레소. 적은 용량이라 복합적이며 강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어 커피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음료이기도 해요. 평소에 에스프레소를 즐겼다면 설탕을 넣어 마셔보세요. 설탕의 ‘당’ 성분이 커피 맛의 밸런스를 잡아주고 향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답니다.
아메리카노
이탈리아어로 미국인이라는 뜻을 지닌 ‘아메리카노’. 진한 에스프레소를 물에 희석한 커피예요. 차를 즐겨 마시던 미국인들이 유럽식의 진한 커피에 물을 타서 연하게 마신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죠. 아메리카노는 마시기 편하게 희석했음에도 에스프레소보다 향이 더 풍부한데요. 뜨거운 물이 커피의 향 분자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랍니다.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요. 주재료인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물을 잔에 담는 순서에 따라 레시피가 나뉘죠. 결과물에도 차이가 있는데요. 에스프레소를 먼저 담으면 커피의 오일 층이 뜨거운 물에 녹아서 한층 더 부드러워집니다. 반대로 뜨거운 물을 먼저 담으면 오일 층이 음료 표면에 떠오르면서 뜨거운 온도에 의해 향 분자가 활성화되어 향이 더 풍부해진답니다.
콜드브루
차가운 물로 추출해서 만든 커피를 총칭해요. 2~3시간에서 길게는 24시간의 추출 과정을 거치는 ‘콜드브루’는 완성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데요. 따뜻한 물로 커피를 내리면 20~30초에서 4분 내외의 시간이 걸리는 것과 대조적이죠. 차가운 물로 오랫동안 내려서 화사한 향미는 없지만 대신 부드러운 풍미를 지닌답니다.
콜드브루를 추출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요. 깔때기 모양의 유리관에 분쇄한 원두를 담고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여과시키는 방법과, 큰 통에 분쇄한 원두와 물을 한꺼번에 섞은 다음 커피가 우러나면 통째로 걸러내는 방법이죠. 콜드브루는 다른 커피와 달리 추출 후 냉장 보관이 가능한데요. 숙성과정을 거치면 향미가 깊고 섬세해진답니다. 냉장고에 2~3일 정도 넣어두고 마시면 콜드브루 특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어요.
브루잉 커피
고온, 고압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와 다르게 중력을 사용하여 추출하는 커피예요. 분쇄된 원두가루에 물을 붓고 필터로 걸러낸 커피죠. 멜리타 아로마 보이, 윌파 커피메이커, 모카마스터 등의 기계를 이용하거나, 하리오 V60, 프렌치프레스, 클레버 등의 드리퍼를 사용해 손으로 브루잉하는 방법이 있어요. 에스프레소와 다르게 장비나 재료 구입에 큰 비용이 들지 않아서 집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답니다.
언더프레셔와 같은 스페셜티 카페에서는 고품질의 싱글 오리진 원두를 브루잉 커피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숙련된 바리스타의 손으로 정성껏 추출하여 원두 마다의 고유한 특징과 개성이 살아있답니다. 차처럼 부드럽고 향긋한 브루잉 커피는 농축된 맛을 표현하는 아메리카노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브루잉 커피에 소량의 우유를 첨가하면 ‘카페오레’, 에스프레소를 넣으면 ‘레드아이’라는 새로운 메뉴로도 즐길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