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IC #14
커피를 일일이 맛보지 않아도 맛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원두 제품의 겉면에 붙어 있는 ‘원두라벨’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원두의 생산지, 컵노트, 가공방식, 맛의 강도 등 커피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표기되어 있죠. 원두를 구입할 때 참고하면 취향에 맞는 커피를 고를 수 있어 유용하답니다.
생산지와 컵노트
원두라벨에서 우선적으로 살펴야 할 정보는 생산지와 컵노트입니다. ‘생산지’는 단어 그대로 원두를 생산한 국가의 지명입니다. 더 자세히는 농장이 위치한 지역을 표기하기도 하죠. 생산지마다 구분되는 맛의 특징*이 있어 브라질, 에티오피아, 과테말라와 같은 국가의 지명을 표기합니다.
*아프리카(에티오피아, 케냐 등) 커피는 과일처럼 화사하고, 중남미(브라질, 콜롬비아 등) 커피는 고소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컵노트’는 커피를 마셨을 때 느껴지는 대표적인 향미를 의미합니다. 첫맛, 중간맛, 끝맛을 비슷한 맛의 음식과 빗대어 직관적으로 설명합니다. 따라서 생산지와 컵노트의 정보를 연결 지어 살펴보면 어떤 뉘앙스의 커피인지 연상할 수 있습니다.
컵노트가 딸기, 아몬드, 밀크초콜릿인 에티오피아 커피를 예를 들어봅시다. ‘컵노트에 견과류 향미가 있지만 에티오피아 커피라 딸기 같은 산미가 많이 느껴지겠구나’ 혹은 ‘과일로 시작해 견과류로 마무리되는 향미를 느낄 수 있겠다’로 커피 맛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Barista's Tip.
맑고 티 같은 커피를 좋아한다면 : clean 혹은 black tea 같이 깔끔하거나 티의 뉘앙스를 나타내는 컵노트를 확인합니다.
묵직하고 쌉싸름한 커피를 좋아한다면 : Cacao, Dark Chocolate, Full Body 같이 쌉싸름한 초콜릿이나 무게감을 표현하는 바디감 중에서도 full body 혹은 Medium Body를 고르면 됩니다.
가공방식
수확하여 세척을 거친 커피 열매를 일정한 수분을 유지시키면서 건조하고 발효시키는 과정입니다. 일반적으로 나라, 지역, 농장마다 가공 방식의 차이가 있는데, 가공방식이 달라지면 느껴지는 커피의 향미도 달라집니다. 가공방식은 대표적으로 ‘워시드’와 ‘내추럴’ 두 방식으로 나뉩니다. 워시드 방식은 깨끗한 향미, 내추럴 방식은 과일의 향미가 특징입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생산해서 내추럴 가공된 커피라면 화사한 과일향이 특징이겠구나’ 혹은 ‘콜롬비아에서 생산한 워시드 가공방식의 커피는 깨끗하며 선명한 향을 갖고 있겠다’로 커피 맛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생산지만으로 커피의 향미를 유추할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가공방식까지 살피지 않으면 나라와 커피 맛을 연결 짓기 어려워졌습니다. 농부들이 다양한 품종으로 새로운 가공방식을 개발하면서 지역과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존의 커피가 지닌 향미보다 다채롭고 풍부한 맛을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고소하다고 알려진 중남미 커피에서도 체리나 포도 같은 상큼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맛의 강도
커피의 향미를 단맛, 산미, 바디감, 배전도로 세분화하여 수치로 나타낸 항목입니다. 바리스타가 커피의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죠.
1) 단맛 : 커피 열매 본연의 달콤함입니다. 언더프레셔는 단맛을 커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있습니다.
2) 산미 : 과일처럼 상큼하게 느껴지는 긍정적인 신맛입니다. 적당한 산미는 커피의 향미를 다채롭고 풍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3) 바디감 : 커피를 마셨을 때 느껴지는 질감과 밀도입니다. 커피의 전체적인 인상을 좌우합니다.
4) 배전도 : 열을 가해 원두를 볶는 로스팅의 정도입니다. 배전도는 약/중/강으로 나뉩니다. 약하면 가벼운 향들이 많이 느껴지고, 중간은 산미와 단맛의 밸런스 잡힌 맛이, 강하면 구수하고 스모키한 맛이 느껴집니다.
생산지, 컵노트, 가공방식과 더불어 ‘맛의 강도’까지 꼼꼼하게 체크해보세요. 커피의 향미를 보다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어 내 입맛에 가장 적합한 원두를 고르기 수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