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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편덕후 Sep 01. 2018

남편덕후 그림일기 054

가을은 독서의 계절


시원한 바람이 부니 게을리했던 독서를 저절로 다시 하게 된다. 자기 전에는 종수님과 잠언을 한 장씩 소리 내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성경 읽기를 잊고 한 사람이 먼저 피곤해 뻗어있는 날엔, 에너지 있는 사람이 옆에 누워 책을 몇 구절 읽어주는 것으로 대신한다. 조금 차분해지고 생각도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계절. 새로운 정보를 막 머릿속에 넣기보다 기억을 되짚어보게 하는 묘한 밤공기.
이제야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말의 뜻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읽는 독서가 아니라 여무는 독서가 시작되는 느낌. 봄의 열정과 여름의 인내가 인격에 일으키는 화학작용. 그렇게 나에게 찾아온 만남과 문장들을 가라앉혀 내 것으로 만드는 계절이기 때문인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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